이한상 회계기준원장, 16일 포럼서 삼성생명 맹공…"이재용 일가 위해 일탈 회계"

홍세기 기자 / 2025-07-18 14:37:32
재무회계 교수 82% "삼성생명 일탈 회계 당국 개입 필요"
지분법 적용 찬성 60%…"보험계약자 권익 보호 시급"

[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한국회계기준원(KAI)이 지난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처리'를 주제로 제148회 포럼을 개최하며 삼성생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은 이날 개인이나 기업을 특정하지 않는 일반적인 포럼과 달리 삼성생명을 직접 겨냥한 이례적인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삼성생명 본사 전경

 

이 원장은 "삼성생명은 회계의 블랙홀"이라며 "블랙홀은 주변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심지어 빛조차 휘게 만든다. 이 회사 근처에 가면 멀쩡한 회계 기준도 휘고 감사인이나 전문가들도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 회사(삼성생명) 회계를 더 이상 이 회사에만 맡겨 놓을 수 없다는 강한 확신이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무회계 교수 82% "삼성생명 일탈 회계 개선 필요"
 

포럼에서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재무회계 전공 교수 108명 중 60.75%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대해 현행 방식이 아닌 지분법 회계처리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현행대로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변한 비율은 15.89%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 중 87명(82%)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한 사실이 지분법 평가방식으로 변경 판단에 '많이 영향을 미쳐야 한다'(43명)거나 '약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44명)고 응답했다. 또한 약 82%(88명)가 감독당국이나 회계기준원이 적절한 회계처리 방법을 지정하거나 유권해석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 삼성생명 회계처리 논란의 핵심 쟁점
 

삼성생명이 올해 초 삼성화재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지분율이 15%를 초과하면서 보험업법상 자회사로 편입했으나, 회계상으로는 여전히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분율이 20% 미만이라도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회계기준의 원칙이다.

김진욱 건국대 교수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는 국제회계기준(IFRS)상 예시 등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상호 교류 삼성금융네트웍스의 '모니모' 금융 애플리케이션 공동 개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블랙스톤 공동 펀드 투자 약정 체결 등이 '유의적 영향력'을 따질 때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생명은 과거 1992년까지 판매한 유배당 보험상품과 관련해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별도 항목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이는 2023년 도입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한상 원장은 "공수표 계약자지분조정 뒤에 숨어, 보험부채 0을 유지하며 이재용 일가를 위해 삼성전자 주식은 절대 팔 일이 없다는 일탈회계의 전제가 이제 본인들의 실수로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며 "삼성생명이 반기보고서에서 계약자지분조정 일탈에서 원상 복귀해 IFRS17 보험부채를 계산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IFRS17의 보험부채의 측정 및 공시를 강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계명대 손혁 교수는 발표에서 "회계의 기본 원칙은 실질 반영, 공정가치 평가, 투명한 공시인데 삼성생명은 이러한 기준에 어느 것도 충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광중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삼성생명이 전자·화재 주식을 삼성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매각하지 않으면서 '일탈 회계'를 지속하고 있는 건 보험계약자의 배당청구권을 무시하고 신의성실 원리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삼성생명은 오는 8월 반기보고서를 통해 삼성화재 지분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최종 입장을 공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20% 미만의 지분 보유 및 유의적 영향력 없음"을 이유로 현행 회계처리 방식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한상 원장은 "삼성생명이 반기 보고서에서 일탈을 원상복귀하지 않으면 보험계약 회계기준을 즉시 개정해 실질적으로 IFRS17의 보험부채 측정 및 공시를 강제할 생각"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충돌이 예상된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