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 재건의 명암...두산, 공급망 문턱 넘다

이동훈 기자 / 2025-10-28 15:31:51
페르미 아메리카와 핵심 주단품 준비 계약
확정 수주는 아직, 산업계 "중장기 수익 기반"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미국의 원전 인프라 재건 속도가 빨라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 획득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 민간 에너지기업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의 대형 원전 프로젝트 참여 기반을 확보하며, 한국 기업의 원전 기자재 공급망 진입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는 최근 텍사스 주에서 추진 중인 4기 대형원전(AP1000) 프로젝트와 관련해 두산에너빌리티와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 주단품 준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본계약에 앞선 단계로, 아직 기자재 제작·공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 두산이 원전 기자재 공급망 진입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은 이미 한국과 유럽, 중동 시장에서 대형 주단품 제작 및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 리드타임 부품을 사전에 준비하는 이번 계약 구조는 향후 공급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계약은 미국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에너지 안보 강화, 탄소중립 정책 추진 등을 배경으로 원전 확대 기조를 강화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페르미가 추진하는 텍사스 원전 프로젝트는 미국의 전력 인프라 확충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미국 정부가 ‘원전 르네상스’를 주요 에너지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미국형 대형원전을 중심으로 신규 건설과 공급망 재편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참여 기회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두산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원전 공급망에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 원전 건설이 본격화되면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부품 공급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단기 실적 개선보다는 중장기 수익 기반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한다.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인허가, 금융조달, EPC(설계·조달·시공) 절차를 거쳐야 해 착공까지 수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단기 매출 반영은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미국 내 원전 사업은 과거 사례에서 공정 지연과 비용 초과가 잦았던 만큼, 일정·비용 관리와 현지 인증·품질 규제 대응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중동 등에서 대형 원전과 에너지 인프라 투자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두산이 기존 주단품 제작 경험을 기반으로 공급망 내 입지를 넓혀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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