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20년 전 결정된 사안으로, 시공권에 관심 없어” 반박
[하비엔=홍세기 기자]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관련해 현대건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현대건설이 우회안 논의 과정에서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려다 거절당하자 아파트 단지 지하를 관통하는 GTX-C 노선을 변경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에 나서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6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는 지난 2002년 삼성물산과 LG건설(현재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현재까지 법적으로 두 회사 모두 시공권을 유지하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10월19일 재건축 심의가 통과됨에 따라 기존 28개 동(14층) 4424가구에서 33개 동(최고 35층), 55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
▲ 재건축 예정인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최근 은마아파트 단지 밑으로 GTX-C노선이 지나가게 되면서, 정부와 주민, 시공업체간 마찰을 빚고 있다.
앞서 GTX 사업 입찰에 삼성물산은 참여를 하지 않았고, GS건설은 아파트 우회안을 제출한 반면 현대건설은 은마아파트를 관통하는 설계안을 제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현대건설은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한 때 우회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재건축 추진위 측은 “GTX-C노선 우회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대건설로부터 시공사를 재선정해 달라는 취지로 제안받았다”며 “이를 거절하자 이후부터 현대건설이 GTX-C노선 우회안을 철회하고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원안을 고수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재건축 추진위는 현재 시공사를 교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공사를 재선정하려면 기존 시행사 계약해지 안건의 총회 의결은 물론 기존 건설사와의 법적 분쟁 가능성, 새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빚어질 과잉 경쟁과 조합원 분열 등 감당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정희 추진위원장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곳(시공사)에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면 가만히 있겠냐. 해지하는 과정이 엄청 시끄럽고 복잡해진다”라며 “현대건설은 시공사 문제로 아수라장을 만들지 말고, GTX 노선을 우회해 달라고 사정했다”라고 말했다.
추진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현대건설은 “시공사 교체를 공식적으로 전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미 20년 전에 결정된 사업이고, 현재 우리는 시공권에 전혀 관심없다”며 “추진위 측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다”라고 일축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