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금융당국 감독 사각지대 확인만?

이필선 기자 / 2026-02-09 15:55:44
62만원이 비트코인 62만개로 둔갑 62조원어치 지급, 130억원 미회수
가상자산 사업자 감독 법적 근거 미흡, 법 제정과정에 보완 시급

[HBN뉴스 = 이필선 기자]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트코인이 오지급되는 어처구니없는 '빗썸 사태'로 금융당국 감독의 사각지대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2026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저녁 빗썸은 자체 이벤트 참여 고객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직원 실수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 당초 249명에게 지급될 예정이던 총 62만원이 62만개의 비트코인으로 오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9800만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총 62조원, 1인당 2440억원 상당의 코인이 오지급된 셈이다. 

 

일부 사용자가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현금화 해 국내 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등 금융 시스템 전반이 영향을 받았다. 빗썸에 따르면 사태 이후 대응으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9일 현재 사고 직후 회수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매도된 비트코인 중 미회수 물량의 경우 125개로, 총130억원어치를 미회수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연이틀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기민한 대응에 나섰지만,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세밀한 감독·조사체계는 관련 법령 도입 이후에나 구축될 예정이라 '감독 공백' 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개최된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빗썸 사태가 "가상자산 정보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케이스로 정말 심각하게 보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찬진 원장은 9일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시스템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통(레거시) 금융에 들어올 수 있을지 기본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상자산 사업자 감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이에 현재 제정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관련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이번 사안은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등 현행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지는 더 따져봐야 한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부분들, 특히 가상자산 정보 시스템 자체 근본 문제가 노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은 반환 대상이라는 점도 분명히 강조했다. 이 원장은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000원씩 당첨금을 주겠다고 고지를 분명히 한 만큼 부당이득 반환 대상은 명백하다. 반환 대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지급된 코인을 팔아 현금화한 투자자들은 "재앙적인 상황"에 처했다고도 표현했다. 이들이 오지급된 코인을 매도했을 당시보다 현재는 비트코인 가격(9일 오후 현재 개당 1억400만원대)이 오른 만큼 원물 반환 때 거액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원장은 금감원의 감독 한계도 주장했다. 그는 "담당 인원이 20명이 채 안 되고, 그나마도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작업에 집중 투입돼 있다"고 인력구조의 한계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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