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강타, 8월 대미 수출 전년비 12% 급감

한주연 기자 / 2025-09-01 16:20:40
8월 전체 수출 1년전보다 1.3% 증가
수출 불확실성 심화 우려 커져

[HBN뉴스 = 한주연 기자] 미국발 관세 역풍에 8월 대미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 증가한 584억달러로 나타났다. 8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면서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평택항 자동차부두. [사진=경기평택항만공사]

 

반면 대미 수출은 미국 관세 여파로 2023년 8월 2년 만에 90억달러가 깨지며 87억4000만 달러로 내려갔다. 이는 2023년 1월(85억900만달러)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대미 수출은 철강, 알루미늄, 구리가 50%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고, 자동차 관세가 여전히 25%로 유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리지 않으며 미국 정부가 적용 시점을 확정하지 않아 현재까지도 대미 수출에서는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8월(1∼25일) 대미 수출은 자동차가 15억8000만달러로 3.5% 감소한 것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4억4000만달러·-14.7%), 철강(1억5000만달러·-32.9%), 일반기계(6억8000만달러·-12.8%), 컴퓨터(2억6000만달러·-35.8%), 이차전지(2억2000만달러·-23.7%) 등 15대 주력 수출품 중 11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붐에 따른 반도체(8억1000만달러·56.8%) 호조와 무선통신기기(9000만달러·34.2%), 석유제품(3억9000만달러·15.4%), 선박(200만달러·118.8%) 등 4개 제품만 수출이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6월 52억3000만달러에서 7월 39억2000만달러, 8월 27억6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미 수출 부진에도 한국의 8월 전체 수출이 상승 기조를 이어간 것은 '반도체 수출 실적에 힘입은 영향이 컸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에서 25.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목인데 최근 수출 단가 상승으로 8월(151억달러)에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지난달 D램 범용제품인 DDR4 가격(5.7달러)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5달러를 돌파했고, DDR5(5.3달러)은 석 달 연속 5달러를 웃돌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덕분에 지역별로는 대만 수출실적이 39.3% 증가한 43억8000만달러로, 역대 8월 중 최대를 기록했다.

 

8월 자동차 수출은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확대한 덕분에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55억달러)을 냈다.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며 대응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주력품에 대한 관세 정책도 유동적이어서 앞으로도 수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도 현재는 0%의 관세가 적용되지만, 미국이 향후 관세율을 확정하면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하더라도 최소 15%의 관세율이 예상돼 무역 환경 악화가 예상된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