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지 '스마트오토밸리' 멈추고, 현 송도유원지는 '비워줘야' 할 판
[HBN뉴스 = 이필선 기자] 중고차 수출로 한때는 큰 이익을 취했던 효자가 이제는 갈 곳 없는 인천시의 서자 취급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 속에 수출 대기 중고차 보관 장소가 ‘물리적 공간’의 한계에 봉착했다. 문제는 수출 산업 자체는 성장세지만, 정작 수출 차량을 보관하고 처리할 '단지'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은 중고차 보관 주차장이었던 기존 송도유원지 부지가 인천시의 '송도유원지 마스터플랜' 등 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지난 14일 열린 인천항만공사(IPA)의 '아암물류2단지 2단계 입주기업 설명회'는 뾰족한 대안을 주지 못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체 부지가 요원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새 단지를 짓기보다,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연착륙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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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설명회에서 IPA는 입주 자격과 운영 원칙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의 관심사였던 '전대(재임대) 허용 여부'와 '지분 구조 변경'에 대해 IPA 측은 "공사의 승인 없는 전대나 5% 이상의 지분 구조 변화, 사업 목적 외 사용은 절대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이는 현재 송도유원지 일대에서 이뤄지는 '마당장사(부지 임대사업자가 다수의 영세 수출업체에 재임대하는 방식)' 형태가 아암물류단지에서는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사실상 자본력과 규모를 갖춘 대형 물류기업이 아니면 진입 자체가 차단된 셈이다. 현장에 참석한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설명회가 끝나고 퇴장하면서 "대부분이 영세한 중고차 수출업계 현실상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거나 까다로운 항만법 기준을 맞추기는 불가능하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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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IPA 지난14일 개체된 아암물류2단지 2단계 입주기업 설명회 |
■ 스마트오토밸리의 좌초, 이사 갈 곳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인천시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대체 부지 사업인 '스마트오토밸리'마저 멈춰 섰다는 점이다. 해당 사업은 현재 원점 재검토 단계에 들어갔으며, 기존 사업자와의 소송전까지 겹쳐 최소 4~5년 이상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송도유원지 부지는 개발 계획에 따라 방을 빼야 할 시점이 다가오는데, 갈 수 있는 대체 단지는 없고, 새로 만들 곳은 멈춘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수출할 차는 계속 들어오는데, 이를 세워둘 '둥지'가 공중 분해가 될 처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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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인천항만공사가 추진하려던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감도 2020.2.12 [출처/인천항만공사] |
"시장 불확실성 커… 대규모 조성보다 '관리의 미학' 필요할 때"
업계 일각에서는 무리한 대규모 신규 단지 조성보다 '현실적인 관리'로 정책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중국발 저가 전기차의 공습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내연기관 중심 정책 회귀 가능성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변기다. 이런 상황에서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규모 중고차 단지를 무리하게 조성했다가, 시장 환경 변화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항만물류 전문가는 "지금 당장 대체 부지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새로운 하드웨어를 짓는 것은 '고비용 저효율'의 악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유원지 부지의 현실적 최적화 방안이나 IPA 유휴부지의 유연한 활용 등 적은 비용으로 현재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관리하는 방안이 지역 경제 측면에서 훨씬 실리적" 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가 어떤 실용적 해법을 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거창한 청사진보다 당장 내일 수출할 차를 세워둘 '땅'을 지키는 것이 인천 경제를 위한 최선의 방어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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