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스닥 정상화 본격화...부실기업 퇴출에 속도
장기투자 가능하게 좀비기업 퇴출로 신뢰 확보
거래소 상장폐지 조직 전담팀 3팀에서 4팀 확대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 2026-02-04 13:28:41
[HBN뉴스 = 홍세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썩은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며 강조한 코스닥 시장 정상화가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의 요람인 코스닥을 신뢰받는 시장으로 되살리기 위해 장기투자가 가능할 수 있도록 '좀비기업' 퇴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2월 중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의 상장폐지 심사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상장관리부 내 상장폐지 전담팀을 현재 3팀에서 4팀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팀을 별도 부서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코스닥 시가총액은 커졌지만, 지수가 제자리인 이유는 신규 진입하는 기업만큼 퇴출되는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상장폐지 심사팀 신설로 부실기업 정리 속도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장폐지 결정이 급증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거래소가 2025년 상장폐지를 결정한 코스닥 기업은 총 38사로, 최근 3년 평균(15사)의 2.5배에 달했다. 이 중 형식적 사유에 따른 상장폐지는 15사로 최근 3년 평균의 2.1배, 실질적 사유에 따른 상장폐지는 23사로 약 3배를 기록했다.
더 엄격한 기준도 적용되고 있다. 개선기간을 부여하지 않고 상장폐지가 즉시 결정된 기업의 수가 지난해 11사로, 최근 3년 평균(5사) 대비 2.2배 증가했다. 실질심사 상장폐지 기업의 평균 퇴출 소요기간도 384일로, 최근 3년 평균(489일) 대비 21% 단축됐다.
정부는 상장 유지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기준은 올해 150억원에서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시총 600억원 미만 기업에 적용되는 매출 요건도 강화되어, 현행 매출 30억원 이상 기준은 2027년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한 기업이 5년 내 주요 사업 영역을 변경하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되는 등 경영 투명성 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8일 "신속한 부실기업 퇴출을 기조로, 코스닥을 첨단기술 기업의 요람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개선 기간 없이 신속하게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체계를 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 대통령도 다음날인 29일 SNS 엑스(X)를 통해 증권거래소를 "일종의 백화점"이라고 칭하며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히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 등 소매치기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덧붙여 불공정거래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들이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동종 기업의 주가를 비교하면 약 40~50% 저평가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 강화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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