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애플·메타 프로젝트서 제외 수순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중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1위 기업 BOE가 미국 시장에서 14년 8개월간 사실상 영구 퇴출당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가격 경쟁 완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 BOE의 삼성디스플레이 영업비밀 침해를 전면 인정하는 예비판결을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보안 체계가 “탁월한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BOE가 부정한 수단으로 기술을 취득해 사용했다고 명시함에 따라, 오는 11월 최종 판결에서도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ITC는 “삼성이 OLED 세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소요한 기간을 모두 합산해 BOE 제품의 미국 반입을 금지한다”고 밝혀, 전례 없는 14년 8개월 봉쇄 조치를 결정했다.
BOE의 소형 OLED 패널은 현재 아이폰 16 시리즈 교체 부품 등에 공급되고 있지만, 이번 판정이 확정되면 미국 내 신규 고객사 확보는 불가능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997년부터 OLED 연구·개발에 수억 달러를 투입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BOE는 2013년 OLED 투자에 나서고 4년 만에 양산에 성공했다.
ITC는 판정문에서 “삼성의 보안 조치가 매우 뛰어났음에도 BOE가 부정한 수단으로 기술을 취득해 삼성에 실질적 피해와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정으로 BOE는 애플 아이폰 차세대 모델 및 메타의 스마트글라스 등 미국 빅테크 프로젝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이 대체 공급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BOE의 저가 패널이 연간 2000만~3000만 대 수준으로 시장에서 사라지면, 국내 기업들의 가격 방어력이 강화된다. 업계에선 중소형 OLED 평균판매단가(ASP)가 안정되고, 소재·부품 업체들의 이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디자인 베끼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조치는 한국 OLED의 초격차를 방어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패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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