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가 반도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약 30% 높은 평균판매단가(ASP) 프리미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HBM4의 기술적 진화로 인한 제조 비용 급증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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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
KB증권에 따르면 TSMC에서 생산하는 HBM4 로직 웨이퍼 가격은 약 7000~8000달러로 기존 DRAM 웨이퍼(2000~2500달러) 대비 3~4배에 달한다. 또한, I/O(Input/Output) 채널이 1024개에서 2048개로 두 배로 늘어나고, 다이 크기도 15~20% 커지면서 범프 및 적층 공정의 난이도 역시 크게 상승했다. I/O 채널은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선로)이다. 채널 수가 많을수록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HBM4는 HBM3E 출시 당시 20%였던 ASP 상승폭을 넘어 30% 이상의 단가 인상이 예상된다. 이처럼 제조 단가가 치솟았지만, 시장은 오히려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AI 서버와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HBM4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Rubin)’과 AMD의 MI400 시리즈 등 주요 AI 반도체 신제품이 HBM4를 채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HBM4의 가격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충분히 수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AI 서버 및 빅테크 수요, HBM4 가격 프리미엄을 견인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D1b 공정과 TSMC의 12nm 로직 칩을 활용해 2025년 3분기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며, 삼성전자 역시 D1c 공정과 자체 4nm 베이스 다이로 대응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2024년 HBM 매출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5~2026년 HBM4 본격 양산과 공급이 시작되면, 높은 ASP와 수요 강세가 실적 개선을 더욱 견인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HBM 생산량이 이미 대부분 계약된 상태로, 가격 프리미엄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역시 HBM3E와 HBM4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 HBM4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고부가가치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로 메모리 사업부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nm 공정 기반의 HBM4와 맞춤형 HBM4 제품을 통해 고객 다변화 및 고마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6년 HBM 시장은 HBM4가 주력으로 자리잡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HBM4의 기술적 진화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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