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과 세계 각국의 원전 정책 변화에 힘입어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21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2.8% 상향한 4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일 종가 대비 18.3%의 상승 여력이 있는 수준이다.
최근 AI 산업의 성장과 전기화 트렌드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형모듈원전(SMR)뿐 아니라 대형 원전, LNG 복합발전 등 다양한 발전설비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원인 원자력과 SMR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SMR 기업 NuScale Power와 협력해 이미 6기의 SMR 모듈 소재를 수주한 상태다. 올해 안에는 기자재 12기, 소재 6기에 대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NuScale은 2025년 말까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1~2건의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확정 주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도 추가 발주가 이뤄질 경우, 1~2년 내에 연간 20기 규모의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가스터빈 분야 역시 성장세가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2곳과 2027~2028년 공급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말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대형 H-Class 가스터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은 GE, Siemens, MHI, 두산 등 네 곳에 불과한데, 경쟁사들의 생산능력이 이미 한계에 달해 있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기회가 한층 커지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최근까지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던 독일, 벨기에, 덴마크 등이 잇따라 원자력 발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있다. 미국 역시 2050년까지 원전 발전용량을 4배로 늘리는 등 원전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원전 기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한 동유럽,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등지의 대형 원전 프로젝트에도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향후 5년간 60기 이상의 SMR 수주를 확보하고, 연간 4조원 이상의 대형 원전 기자재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성장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SMR, 가스터빈, 대형 원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가 확대되고, 글로벌 정책 변화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중장기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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