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3500억 달러 대미투자 합의 발표, 미 백악관 팩트 시트엔 기업들 투자만 요약

박정수 기자 / 2025-10-30 09:12:43
우리 정부 발표 2000억 달러 10년 분납, 1500억 조선 협력 언급 없어
대한항공, 한국가스공사, LS그룹, 조선 3사 등 기존 대미 투자 내용만

[HBN뉴스 = 박정수 기자]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 시트'에 한국의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세부 내용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이미 8월 한미 정상회담 전후 발표되었던 대한항공, 한국가스공사, LS그룹 등 한국 기업들의 기존 대미 투자 내용만 요약돼 있어 주목된다. 

 

  경주 APEC에서 만찬 자리에 함께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우리 정부는 총 대미 현금 투자로 2000억 달러 (280조 원)를 10년 동안 연간 최대 200억 달러 상환으로 분할 납부하기로 협의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펀드로 조성된다는 입장이다. 2000억 달러 투자 펀드의 투자 결정 주체는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미국의 통제 아래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이를 통해 국산 자동차와 차 부품 등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진다. 미국으로 투자 수익은 한미 양국이 5대 5로 배분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반면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팩트시트에서 "대한항공은 362억 달러 상당(한화 151조원)의 보잉 항공기 103대를 새로 구매해 13만50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라며 "137억 달러 상당의 별도 거래로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도 구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백악관은 한국 공군이 23억 달러 규모의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의 파트너로 L3 테크놀로지스를 선정했고 포스코 인터내셔널은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스와 미국에 희토류와 영구자석 생산 단지 설립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한미간 에너지 분야 사업과 관련해 가스공사는 연간 330만톤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의 센트러스 에너지와 협력해 오하이오주 파이크턴의 우라늄 농축 생산능력 확대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LS전선은 2030년까지 미국 전력망 인프라에 3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국 핵심 협력 사업인 조선업과 관련해 HD현대는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함께 자국 내 조선업 부흥과 공급망 강화, 자율운항 등과 관련한 50억 달러 규모 투자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도 해군의 선박·유지·보수(MRO) 등 미국 국적 선박 건조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펜실베이니아 필리조선소의 생산 능력을 10배 확대하기 위해 50억 달러 규모 인프라 확충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6월 인수한 미국 내 조선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빈 방문은 한미의 확고한 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시켜 미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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