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RA 안갯속...한화솔루션, 정치변수에 흔들리는 '전망'

이동훈 기자 / 2025-07-04 11:07:29
2분기 깜짝 실적 속, 트럼프發 IRA 칼날에 찬바람
"다 된 죽에 코 빠뜨린 격" OBBB 최종안 지켜봐야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한화솔루션이 깜짝 실적에도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주력인 태양광 모듈 부문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비중이 절대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구조상, 향후 OBBB(공정한 예산 책임법) 개정안이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통과되느냐에 따라 올해 실적 궤도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입법으로 지원하는 메가법안이 지난 3일(현지시간) 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각종 청정에너지 보조금이 당초 공약대로 조기에 폐지되거나 축소된다.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온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국내 관련 업계의 사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액공제 폐지 시점이 2027년 말로 앞당겨진데다, 지급 대상도 2027년 말까지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는 기업으로 제한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화솔루션으로서는 “다 된 죽에 코 빠뜨린 격”이 되고 말았다. KB증권은 올 2분기 한화솔루션 예상 영업이익을 150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95%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를 30% 웃돈다. 태양광 모듈 사업이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며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모두 상승했고, 미국 내 AMPC(생산보조금) 효과도 반영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케미칼과 첨단소재 부문도 1분기 정기보수 기저 효과로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

 

게다가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태양광 사업 확대를 위해 조지아주에 3조2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한화솔루션에 대해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IRA 보조금 제도 개편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한화솔루션은 전체 매출의 58%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미국 비중이 90% 이상에 달한다. 특히 태양광 관련 영업이익 기여도는 143%로, 타 사업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는 구조다. IRA 내 AMPC, ITC(설비투자 세액공제) 등의 지원 축소 여부는 곧바로 실적과 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단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IRA 보조금이 축소되는 방향성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한화솔루션 입장에선 확정 지연이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세부 항목 조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현행 보조금 체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호조와 구조적 리스크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한화솔루션는 정치 변수라는 외부 요인에 운명을 맡긴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한 해 농사는 OBBB 법안의 최종 합의안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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