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현 사업 구조와 실적, 대북 이슈와 무관하게 운영"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최근 중국 관광객 유입 기대감으로 호텔·관광주들이 급등세를 타는 가운데, 아난티만은 20% 이상 하락하며 나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부진과 더불어 과거 금강산 사업 이력으로 굳어진 ‘대북 경협주' 이미지가 본업의 모멘텀을 가로막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주요 호텔·관광 관련 종목은 중국 관광객 유입 기대감이 반영되며 30~4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난티 주가는 20% 이상 하락하며 뚜렷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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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쥬 드 아난티 [사진=연합뉴스] |
아난티는 18일 7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110원(1.46%) 하락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아난티에 고착된 ‘대북 경협 테마’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한다. 호텔·리조트 기업이라는 본질적 사업 성격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리조트 개발 이력으로 인해 투자자 인식상 남북 경협주로 분류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아난티는 2008년 금강산에 골프·온천 리조트를 완공하며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했으나, 이후 남북 관계 경색으로 사업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9년 남북 경협 기대가 고조되던 시기 주가는 2만8000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3년 만에 5000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이 거론되며 관련 기대감이 재차 주가에 반영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6월 11일 군 당국이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전방 지역 고정식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다음 날인 12일 아난티 주가는 장 초반 전일 대비 1990원(25.55%) 오른 9780원까지 급등했다.
다만 이후 남북 관계 개선과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 이벤트성 재료가 소멸되자,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주가는 다시 조정을 받았다. 지난 10월 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한 기대감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실적의 질적 저하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아난티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91억9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734억원으로 16%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라는 업종 전반의 호재가, 아난티의 경우 대북 테마에 가려 실질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아난티 주가가 업종 본연의 실적과 사업 경쟁력 중심으로 재평가되기 위해서는, 테마주 성격에서 벗어난 실질적인 성장 스토리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난티 측도 대북 사업과의 연관성에 선을 긋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금강산 개발과 관련된 유형자산은 2022년에 이미 손실 처리했으며, 현재 대북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사업이나 자산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사업 구조와 실적은 대북 이슈와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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