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대양주는 '공급 부족+가격 부담'에 부진
[하비엔뉴스 = 한주연 기자] 올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여객 수가 개항 이래 최대치를 경신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 지형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노선의 급격한 회복세가 전체 여객 증가를 견인한 반면, 동남아와 대양주 노선은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며 항공 산업의 전략 재조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1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인천공항 여객 수는 3636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로도 2.3% 늘어난 수치로, 항공 수요가 완연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회복의 핵심 동력은 일본과 중국 노선이다. 일본은 꾸준한 여행 수요에 힘입어 93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고, 중국은 한시적 비자 면제 조치와 교류 정상화 분위기에 힘입어 24.3% 급증한 575만명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북아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환율 및 물가 부담도 비교적 적어 단거리 수요 중심의 여행 트렌드와 맞물려 빠르게 반등했다”며 “팬데믹 이후 재편된 소비자 심리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동남아와 대양주 노선은 각각 3.8%, 11.9%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들 지역은 주로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하는 단거리·중거리 노선으로, 공급 좌석이 제한된 가운데 항공권 가격 상승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LCC 업계는 국제선 운항 재개 이후 기재 부족과 인력난, 고유가 부담 등의 이중고를 겪으며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동남아 노선은 팬데믹 기간 동안 공급 축소가 가장 심했던 구간 중 하나로, 정상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FSC(대형항공사)는 동북아 수요 회복에 따른 프리미엄 전략 강화에 나설 수 있지만, LCC는 동남아 중심의 저가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공급 복원과 비용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여행 수요가 꾸준함에도 불구하고 가격 민감도가 높아, 항공권 인상이 곧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노선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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