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 향후 쟁점은 '형량 재산정'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수십억 원대 세금 포탈 혐의로 기소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사건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여론 일각에서는 실질적 범행이 인정됐음에도 처벌이 제한되며 사실상 면책 판단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지만, 이번 결정은 일부 혐의의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절차적 판단으로 탈세 혐의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포탈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정규 회장과 공범 6명, 타이어뱅크 법인에 대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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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향하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
대법원은 이 가운데 2009년과 2010년 귀속 종합소득세 포탈 혐의에 대해 “공소 제기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처벌 범위가 축소되는 결과를 놓고, 여론 일각에서는 형사사법 체계가 사실상 면책 효과를 낳은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부분은 유·무죄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면소 판결을 선고했어야 함에도, 원심이 이를 누락한 점이 잘못됐다고 봤다.
실제 대법원은 김 회장 측이 제기한 ‘위탁판매점 점주와의 용역 거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회장 측은 점주들이 독립 사업자로서 용역을 제공했고, 이에 따라 세금계산서 발급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거래 내용이 실제 경제적 실질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점주들의 근로 제공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 용역 공급 거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위장 거래를 통한 소득 분산과 탈세 구조를 인정한 하급심의 법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하급심은 김 회장이 일부 매장을 대리점 점주가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현금 매출을 누락하거나 거래 내역을 축소 신고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은 본인 소유 타이어뱅크 대리점을 임직원이나 친인척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이른바 ‘명의 위장’ 수법으로 사업소득을 분산해 종합소득세 총 39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았다.
사실상 근로자인 위탁판매점 점주들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도 위탁판매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꾸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고, 주식 양도소득세 약 9천만원을 포탈한 혐의 등도 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혐의로 2017년 10월 기소됐으며, 초기 기소 당시 탈세액은 약 80억 원에 달했다.
항소심에서는 일부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결과가 반영되면서 탈세액이 39억 원으로 줄었고, 이에 따라 징역 3년과 벌금 141억 원이 선고됐다.
당시 재판부는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조세포탈 증거를 인멸하려고 3시간 동안 화장실 문을 잠그고 소득세 관련 장부를 파기하는 방법으로 세무공무원의 정당한 세무조사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결과에 따라 사건은 다시 대전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을 거치게 된다. 공소시효가 지난 2009·2010년 귀속 종합소득세 포탈 부분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전체 형량과 벌금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는 “공소시효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이지만, 장기간에 걸친 조직적 탈세 사건에서는 실체적 판단과 처벌 결과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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