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후폭풍...'먹튀 이전 논란' 재점화

이동훈 기자 / 2025-06-04 10:38:31
공장 가동 중단·노동자 휴업…함평 이전 논의에 지역사회 촉각
상업용지 용도변경 논란 속 금호타이어 "아직 논의할 단계 아냐"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지난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제2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주요 생산시설이 전소되며, 수년간 지지부진하던 공장 이전 및 부지 매각 논의가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최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의 ‘먹튀’ 우려가 재점화되며, 기업과 자본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업계와 광주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지난 5월 17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전체 부지의 절반 이상이 전소되었고,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화재는 진화됐으나, 올해 내 재가동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상화까지 최소 1년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2400여 명의 노동자가 휴업에 들어갔고, 일부는 재배치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등이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개최한 모습. [사진=민주노총 광주본부]

금호타이어는 인근 전남 곡성공장 등에서 대체 생산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미 가동률이 99%에 달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공장은 연간 약 1200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해왔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해 회사 실적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화재로 인한 환경 피해도 심각하다. 대기 중 납과 니켈 등 중금속,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인근 주민들은 건강 피해와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피해 복구와 지역 주민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재로 인한 분진 제거, 환경 미화, 마스크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 중이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함평 공장 이전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부터 노후화된 광주공장 이전을 추진해왔다. 대상지는 전남 함평 빛그린산업단지로 지난해 10월 금호타이어는 50만㎡를 1161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부지 취득 예정일은 2029년 10월로 돼 있다.

최대 걸림돌은 막대한 이전비용이었다. 회사 측은 1조2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이전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해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금호타이어 측은 공업용지인 공장 부지의 용도를 개발이익이 큰 상업용지나 주거용지로 바꿔야 천문학적인 이전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상업용지로 전환될 경우 매각 가치는 1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공장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도변경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지역사회가 가장 우려한 것은 금호타이어와 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가 용도변경 후 개발이익만 챙기고, 실제 공장 이전이나 지역 재투자, 고용유지 등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않은 채 철수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팽배했다. 이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해외자본의 ‘헐값 매입-차익 실현-철수’ 사례와 유사하다는 불신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측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하비엔뉴스에 전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아직 공장 이전이나 매각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 등 전반적인 상황을 내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공장 매각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광주시와의 용도 변경 등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정된 바 없다”며 “이전이나 매각은 아직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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