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내부 출신 '박윤영 카드' 낙점...조직 안정' vs '인사 쇄신' 갈림길

이동훈 기자 / 2025-12-17 11:45:25
이사회, DX 전문성 높이 평가하며 '정통 KT맨' 복귀 결정
노조 "지배구조 결함" 강력 반발,'파격적 쇄신안' 나올까

[HBN뉴스 = 이동훈 기자]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부 출신인 박윤영 전 사장을 선정하며 ‘경영 정상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대규모 해킹 사고로 위기를 맞은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안정’ 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노조와 시장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쇄신을 외면한 ‘보수적 선택’이라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17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심층 면접 끝에 박윤영 후보를 최종 1인으로 낙점했다.  

 

 박윤영 KT대표이사 내정자와 KT 성남 본사 사옥  [사진=KT]

이사회는 박 후보가 B2B(기업 간 거래) 및 DX(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쌓아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해킹 사고 이후 실추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기술 기반의 경영 혁신을 이룰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 이사회의 공식 입장이다.

외부 인사 수혈에 따른 경영 공백 위험을 최소화하고, 내부 사정에 밝은 ‘정통 KT맨’을 통해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을 바라보는 내부의 일부 시선은 엄중하다. KT새노조는 선임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후보 선정은 이사회가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린 구조적 결함의 결과"라고 규정했다. 특히 최종 후보 확정 전까지 불거진 사외이사들의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과 검증 기준 비공개 원칙을 두고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된 의혹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직접적인 혐의를 받았던 전 공공고객본부장이 2023년 대법원 상고심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으며 이 부분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박 후보가 공식 취임하기까지 가장 큰 과제는 내부 보안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다. 해킹 사고는 단순 시스템 오류가 아닌 경영 관리 체계의 실패라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교수 중심의 이사회 구조를 ICT 전문가, 소비자 대표,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형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아울러 최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공적 역할에 대한 요구도 커지는 추세다.

박 후보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인사 기용이 단기적인 조직 안정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을 얼마나 빠르게 잠재우느냐가 관건”이라며, “주주총회 전까지 박 후보가 시장과 노조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파격적인 경영 쇄신안과 신뢰 회복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KT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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