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대신증권, 카움증권 등 인수전 참여 예상
[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진행된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매각은 기업가치 8000억원 이상이 거론되는 대형 딜로, 업계 최대 규모의 M&A(인수합병)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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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이날 예비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매도 측은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예비입찰 이후 실사(DD)와 본입찰 절차가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인 손화자 씨의 12.4% 지분을 비롯해 현대차증권(6.59%), 한국토지신탁(5.31%), KB증권, 우미글로벌 등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을 포함한 60~70% 규모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지분 100% 기준)를 8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매각 대상 지분 60%의 가치는 약 48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추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5년 1분기 기준 순자산 운용 규모(AUM)가 30조2276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다. 누적 부동산펀드 운용규모는 66조원으로, 2위인 마스턴투자운용(36조6000억원)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아시아 3위권 운용사로 평가받는다.
한화생명이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와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자문사로 내정하고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동원 사장 체제 출범 후 첫 번째 대형 M&A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대신파이낸셜그룹) 역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대신증권은 현재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9.13%를 보유하고 있어 협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의 주주(9.53%)이기도 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 밖에 다우키움그룹(키움증권)과 대형 금융지주사들도 인수전에 참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산하 캐피탈랜드투자운용과 글로벌 사모펀드 KKR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추진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최근 국내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전년(1782억원) 대비 59% 감소했으며, 2024년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또 금융당국의 자본건전성 강화 규제와 함께 내부 유동성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성과보수 축소, 대손 및 이자비용 증가로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단기 자금 조달이 늘어난 반면 투자 회수에는 시간이 소요돼 유동성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각차로 인해 매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관심을 보였던 사모펀드나 금융지주회사들도 높은 기업가치 평가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매각 결과는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업계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대형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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