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국면...'성과 있는 곳에 보상' 원칙 충돌

박정수 기자 / 2026-05-20 13:05:32
노조 "사측, 중노위 조정안 거부" 주장...성과급 배분 기준 이견
회사 "성과급 대부분 수용했지만, 적자 사업부 보상은 원칙 위배"

[HBN뉴스 = 박정수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총파업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반면, 회사 측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마지막까지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배분 문제를 놓고 진행한 중노위 사후조정에서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사측이 중노위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총파업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사후 조정이 종료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추가 조정이나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배분 기준이다. 노조는 사업부별 성과보다 전사 공통 재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회사 측은 사업부별 실적과 성과를 반영하는 기존 보상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배경에 대해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입장문에서 ‘경영 원칙’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 갈등을 단순 임금 협상이 아니라 기업 보상 체계와 산업 전반의 기준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적자 사업부에까지 고액 보상을 확대할 경우 성과와 보상의 연계성이 약해지고, 향후 다른 사업부와 기업으로 유사한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노조는 회사가 중노위 조정안을 최종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후조정 기간 동안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사측이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총파업 돌입 방침을 재확인했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국내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추가 대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성과급 배분 기준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히 크지만, 생산 차질과 여론 부담이 커질 경우 양측 모두 협상 재개 필요성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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