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인보사 사태' 민사서 또 승소...'기술적 착오'에 무게

이동훈 기자 / 2026-02-05 13:38:54
법원 "성분 변경과 효능·유해성 무관,고의성 없다"
판결서 투자자 책임과 기업 책임의 경계선 제시

[HBN뉴스 = 이동훈 기자] 7년 넘게 이어진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 사태’가 법적 공방에서 사측의 완승으로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수백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가 잇따라 기각된 데 이어, 경영진에 대한 형사책임도 인정되지 않으면서 사법부 판단은 해당 사안을 ‘기술적 착오’로 본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5일 주주 214명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이우석 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등을 상대로 낸 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코오롱 생명과학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이날 주주 1천82명이 코오롱티슈진과 이 명예회장 등을 상대로 낸 19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를 활용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소개돼 2017년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9년 주성분 일부가 293유래 신장세포로 드러나면서 허가가 전면 취소됐다.

이 사실이 공개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관련 기업 주가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주주들은 해당 성분 변경 여부가 이미 내부적으로 공유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절차에 나섰다.

이번 재판부가 내린 결정의 핵심은 ‘인과관계와 고의성의 부재’다. 재판부는 주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주가 하락과 직접적인 손해배상으로 이어지기에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성분이 달라졌더라도 약물의 효능이나 유해성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식약처의 허가 취소 사유와는 별개로, 실제 환자나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신체적·경제적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가 있었느냐를 중점적으로 본 것이다.

둘째, 회사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을 알면서도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 기재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천 명의 주주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제기한 수많은 소송에 대해, 재판부가 ‘성분 변경은 고의적 사기가 아니다’라는 동일한 판결 잣대를 적용하면서 사실상 소액주주들의 ‘연쇄 패소’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또한 이번 민사 판결은 앞서 진행된 경영진의 형사재판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2024년 11월, 1심 재판부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이우석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해 상장이나 판매를 강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형사 재판에서의 무죄 판결은 민사 재판의 결론을 직접적으로 구속하지는 않지만, 불법행위 성립 요건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형사 2심 판결은 이날 오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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