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문화유산 환경영향 평가 여부 깊어진 골
[HBN뉴스 = 정재진 기자] 정부가 지난 29일 태릉골프장(태릉CC) 부지에 주택 6800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한 '1.29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사업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시행 여부가 시작 전부터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과 관련한 갈등에 이은 제 2라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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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운4구역 재개발 조감도(왼쪽)와 태릉CC. [사진=서울시, 연합뉴스] |
서울시는 노원구 태릉CC에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두고 "태릉CC 사업 대상지의 약 13%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중첩된다"고 30일 밝혔다.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 왕릉이 있어 영향평가가 필요하며 임의적인 건설 강행 추진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태릉CC 주택공급 사업 대상지와 조선 왕릉인 '태릉·강릉'의 문화유산법에 따른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유산 외곽 경계로부터 100m 이내)을 대조한 결과다.
태릉·강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세계유산지구 범위는 태릉·강릉의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거의 유사하게 설정됐다.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세계유산지구에 일부라도 포함 또는 접하는 개발사업은 면적 비율과 관계없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서울시는 "태릉CC 사업은 과거에도 HIA가 진행된 바 있으며, 향후 추진 과정에서도 관련 법령에 따라 평가 진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정부가 종묘 앞 세운 4구역 재개발 사업과는 너무나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낙후된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대규모 녹지(공원)를 조성하기 위해 건물 높이를 기존 71.9m에서 최대 141.9~145m까지 상향해 고밀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부처인 국가유산청은 종묘는 세계유산으로서 그 '경관' 자체가 중요한 가치를 가져 140m가 넘는 고층 빌딩이 들어설 경우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기존 세운상가 높이(55~71.9m)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장 검증과 행정 절차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현재 서울시는 종묘 내부(상월대 등)에서 건물이 실제 경관에 끼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촬영 허가를 요청했으나, 국가유산청은 "보존 관리 및 관람 환경 저해"를 이유로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객관적 검증 기회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세운4구역 주민들은 개발 지연으로 발생한 금융 비용과 생존권 문제를 호소하면서 "법적 근거 없는 높이 규제는 재산권 침해"라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행동과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은 종묘 세계유산지구 밖에 위치해 세계유산 특별법상 HIA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며 "태릉CC 부지는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강릉과 가까워 세계유산법상 HIA 대상"이라고 정부 입장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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