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 과정서 피해자 정보 유출 논란

박정수 기자 / 2026-09-08 13:48:49
피해자 이름·직장·연락처 등 외부 사이트에 게시
정부, 구글 대상 디지털성범죄물 삭제 요청 중단

[HBN뉴스 = 박정수 기자] 디지털성범죄 피해영상물 삭제를 자동화하며 대응 속도를 끌어올린 정부 지원체계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새로운 과제를 맞았다. 구글에 제출된 피해자 정보가 외부 사이트에 공개되면서 구글 대상 삭제 요청이 중단돼, 외부 플랫폼으로 전달되는 정보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일부 정보가 외부 사이트에 게시된 사실을 지난달 25일 인지했다고 밝혔다. 현재 성평등가족부는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한 구글 대상 디지털성범죄물 삭제 요청을 중단한 상태다. 정부는 구글의 재발 방지와 안전성 확보 방안을 검토한 뒤 삭제 요청을 재개할 예정이다. 
 

 구글 로고가 보이는 건물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성평등가족부는 이 외부 사이트에 피해자의 이름과 직장·학교, 연락처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와 삭제 요청 내용이 게시된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는 구글과 이 외부 사이트에 정보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개인 식별정보가 담긴 15건을 포함해 200여건이 삭제·차단됐다. 성평등가족부는 7일 새벽부터 국내 피해자와 지원기관 등이 제출한 삭제 요청 내역 전체가 해당 사이트에서 더 이상 공개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4월 AI 기반 디지털성범죄 대응체계를 도입하면서 약 2만개 사이트에 대한 피해영상물 삭제 요청부터 처리 이력 관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건당 처리 시간은 1분 이내로 줄였고, 구글 콘텐츠 삭제 양식도 자동으로 작성·발송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에 대해서는 24시간 자동 수집·분석과 신고·삭제 요청 체계도 구축했다.

자동화는 반복적으로 유포되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2025년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지원한 피해자는 1만637명, 지원 건수는 35만2000여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이 전체의 90.3%를 차지했다.

구글은 삭제 요청 정보가 협업 연구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에 공유되는 과정에서 일부 개인 식별정보가 삭제되지 않은 채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해당 연구 프로젝트와 공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의도치 않게 공유된 사실을 확인한 뒤 삭제를 요청했다고 해명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정부도 구글에 정보 공유·노출 경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구글과 해당 사이트의 성폭력처벌법·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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