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8만명 교섭 요구...건설업계 '공사비 인상 압박' 촉각

정재진 기자 / 2026-03-11 14:04:18
10일 407개 하청노조 단체교섭 요구...5곳 절차 개시
"인건비·원자재 오르는데 추가 비용 부담" 파장 주목

[HBN뉴스 = 정재진 기자]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부터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적인 건설업계에서는 현장별 교섭 방식의 현실적 어려움과 비용 상승 가능성 등을 우려한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시행 첫날인 지난 10일 기준 전국 221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407개 하청노조(약 8만1600명)가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를 비롯해 금속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하청노조 등이 참여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동계는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청이 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 시행 첫날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절차를 개시한 원청 사업장은 5곳에 그쳤다.

재계에서는 이번 법 개정의 영향이 건설업에서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 현장은 시공을 총괄하는 원청이 공정별로 전문건설업체에 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개정법에 따라 하도급 노동자의 작업 내용이나 투입 인원 등에 영향을 미치는 원청 건설사가 사용자로 간주되면서 교섭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제조업 사내하도급과 달리 건설 현장의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건설 현장은 지역별로 분산돼 있고, 공사 내용과 기간, 계약 조건 등이 현장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일괄 교섭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 건설사에서는 교섭 과정에서 공사 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임금 인상이나 유급휴일 적용 등 노동조건 개선 요구가 확대될 경우 공사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비용 구조 변화는 분양가 등 주택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향후 제도 운영 과정과 시장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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