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한시은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자로 떠오른 가운데, 양 사 노조는 고용승계 반영 및 인수 실사 시 노조와 교섭을 통해 합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지난 2015~2016년 중국 다자보험그룹에 인수된 뒤 몸값을 불려 되파는 ‘먹튀’ 행각에 우리금융이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 가진 ‘동양생명·ABL생명 제대로 된 매각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금융은 인수 실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합원과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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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동양생명·ABL생명 제대로 된 매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두 생보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책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완료 뒤에도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직원들의 고용관계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인수 완료 이전까지 두 생보사의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과 각종 합의서에 대해 인수회사가 사용자로서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합의서를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특히 인수 완료 이후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자회사 분리·특정 부문의 외주화 등을 하지 않고 독립적인 경영에 대한 보장과 합병에 따른 인적 물적 구조 개편에 대한 내용을 노동조합과 교섭·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 중에 있지만 직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매각 시 어떤 점들이 고려되고 논의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공유되고 있지 않다”며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주체가 국내 거대 금융지주라 하더라도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매각에 따른 고용 불안과 근로조건 변경 등 직원들의 불안을 지우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김진건 ABL생명보험 지부장은 “우리금융이 고용승계·단체협약 승계·독립경영 보장 등을 약속하기를 기대한다”며 “만약 이러한 요구사항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동양생명의 최대주주는 다자보험그룹으로 지분 42.01%를 보유하고 있고, 2대주주는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지분 33.33%를 소유하고 있다.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은 직원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와 최근 또 다시 불거진 ‘강남빌딩’ 소유권 분쟁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먹튀’ 논란의 생보사 인수 추진으로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고 있어 임종룡 회장의 경영방식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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