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현지화 진행...관세리스크 제한적”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한국 정부 역시 유사한 조건으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지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북미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대모비스 등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현지시간 기준)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영향으로 이날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7.02% 상승 마감했으며, 기아도 8.08% 올랐다. 주요 자동차 부품주 역시 강세를 보였다. 에스엘은 12.95%, 화신은 8.34%, HL만도는 7.71% 올랐다.
한국 역시 관세 협상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일본 사례에 비춰 한국도 관세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낮추기 위해 일본처럼 대규모 대미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 규모가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점을 들어, 동일한 수준의 투자 약속(약 760조 원)은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북미향 부품 공급 비중이 높은 현대모비스도 기대감과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가운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관세 협상이 현대모비스에 미칠 영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먼저 한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일본과 동일하게 15%로 낮추는 데 성공할 경우, 현대모비스는 ‘베스트 시나리오’에 진입하게 된다. 관세 부담 완화는 북미 지역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 재개를 촉진하며, 이에 따라 모듈 및 전장 부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진 개선과 북미향 수주 증가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실적 회복과 함께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고,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도 형성될 수 있다.
관세가 25%로 유지되거나 유예 조치가 재연장될 경우, ‘워스트 시나리오’ 가능성도 열려 있다. 고관세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 프로젝트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납품업체인 현대모비스 역시 수익성에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현대모비스 측은 관세 협상 결과가 전략의 전면 재조정을 요구할 만큼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부품사는 완성차와 달리 이미 북미 현지화를 중심으로 전략을 추진해왔고, 모듈 공급 역시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전기차 전용 메타플랜트 등 그룹사의 생산 거점과 함께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부품업체들이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구조와 달리, 현대모비스는 ‘현지 생산-현지 납품’ 기반의 공급 체계를 통해 관세 영향을 구조적으로 낮춰온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북미 뿐 아니라 유럽, 인도네시아 등 주요 지역에도 현지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이다. 이는 완성차와의 동반 진출을 통해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한미 간 관세 협상 결과가 현대모비스에 있어 전략의 근본적 변곡점은 아니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자동차 부품 관세는 이미 5월부터 적용되고 있으며, 그에 맞춰 전략을 조정해 온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한미 상호관세) 합의가 전략 전면 수정이 있어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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