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IPO 추진

홍세기 기자 / 2025-07-28 15:11:56
거래소와 9월 사전협의 착수, 내년 초 코스피 상장 목표

[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LS그룹이 정부의 중복상장 제재 방침에도 미국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8월 말 한국거래소와 사전협의를 시작해 이르면 9월 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 LS그룹 본사 전경 [사진=LS그룹]

 

이는 대기업 자회사들의 IPO 절차가 멈춰선 가운데 LS그룹이 먼저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한화그룹이 계열사 한화에너지의 IPO를 사실상 중단한 것과 대조된다.


LS그룹의 강행 결정에는 한국거래소가 최근 중복상장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거래소는 중복상장에 해당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른바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로 접근할 방침을 밝혔다. 중복상장 중 어떤 구조에 해당하는지, 모회사 주주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중복상장 사례 중 그나마 부담이 적은 편에 속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물적분할 사례나 상장 지주사의 자회사 중 사업영역이 겹치는 사례가 아니라, M&A를 통해 외부에서 인수한 회사라는 점에서 IPO 추진 명분을 얻기 어렵지 않다는 논리다.

◆ 권선 세계 1위 기업, 전기차 시장 성장 수혜 기대
 

에식스솔루션즈는 특수 권선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변압기, 모터, 전기차(EV) 구동계 등에 활용되는 고성능 권선을 테슬라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회사의 전신인 에식스는 1930년 설립된 미국 전선회사로, LS그룹이 2008년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를 인수하며 상장폐지했다. 이후 17년간 비상장 상태에서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R&D 투자를 지속해왔다.

올해 1월 미래에셋-KCGI 컨소시엄이 지분 20%를 2900억원에 인수하며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가치는 약 1조4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LS그룹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설비 확장 이후 2023년 700억원 수준이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8년 344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최근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IPO 예비심사 청구 전략 재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주관사단은 최근 모회사인 미국 애틀란타 소재 에식스솔루션즈를 방문해 실사를 마쳤다.


상장 목표 시점은 내년 1분기 중으로 예상된다. 최소 2조원에서 최대 4조원대 기업가치로 4000억원 가량을 공모하는 것이 목표이며, 구주 매출 없이 100% 신주만 모집할 계획이다.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맡는다.

◆ 한화에너지, 정치적 부담에 IPO 중단
 

반면 한화에너지는 IPO 절차를 사실상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대신증권과의 실사나 청구서 작성 등의 준비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는 세 형제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와 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핵심 계열사로 꼽히지만 상장 추진 시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이 IPO 중단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화에너지는 상장 후 기업가치를 부풀려 지주사와 합병하는 방식 등 오너일가 지배력을 높이는 시나리오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이 탓에 최근 한화에너지에 자금을 지원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에 다시 한화에너지를 포함시켜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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