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발행시장 재개 뒤 신용등급별 조달 격차 주목
[HBN뉴스 = 이필선 기자] 회사채 시장에서 비우량채 발행이 크게 줄면서 신용등급별 자금조달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는 79조35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조6510억원보다 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회사채 상환액은 65조3706억원에서 74조5129억원으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발행을 통한 차환보다 보유 현금이나 은행 대출 등 다른 수단을 활용해 채무를 상환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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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에 따른 자금조달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
신용등급별로 보면 감소폭은 더 뚜렷하다. 올해 공·사모 시장에서 발행된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는 5조96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4490억원보다 약 43% 줄었다. 전체 회사채 발행 감소율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A등급은 신용평가상 투자적격등급이지만 회사채 시장에서는 투자자 저변과 신용등급 하락 위험 등을 고려해 A급부터 비우량채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기관투자가는 A급 회사채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AA급 이상과 비교해 수요 기반이 좁다는 게 채권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리 수준도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4.504%로 국고채 3년물 3.808%를 웃돌았다. A+등급 회사채 민평금리는 최근 연 5.686%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2021년 2%대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던 일부 기업은 같은 등급으로 차환하더라도 조달금리가 크게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회사채 투자심리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국고채 3년물과 AA- 회사채 3년물 간 크레딧 스프레드는 67.5bp에서 72bp로 확대됐다. 회사채 금리가 국고채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회사채 투자심리 약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고 있다.
비우량 기업들의 차환 일정도 이어진다. 12일 기준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A+등급 이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는 약 5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3조7310억원, 약 73%가 9~10월에 집중돼 있다. 9월 2조1500억원, 10월 1조5800억원 규모다.
8월은 휴가철과 반기보고서 제출 시기가 겹쳐 회사채 발행이 줄어드는 계절적 비수기다. 실제 이달 초 일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이 사실상 비어 있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비우량채 발행 감소폭은 전체 회사채 시장보다 크게 나타났다. 9월 이후 발행시장이 재개되면 신용등급별 자금조달 격차가 다시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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