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공급 중단 산업 전체 및 물가 상승 압력
[HBN뉴스 = 박정수 기자] 이란 발 중동 사태 장기화 조짐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핵심 원료인 납사(나프타)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대응에 진땀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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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석유화학단지. [사진=연합뉴스] |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 하지만 최근 이란 전쟁 발발로 해협이 막혔고, 이로 인해 나프타 수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9일 석화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 이후 납사 수급 차질과 가격 인상으로 인해 주요 업체들이 줄줄이 NCC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업계가 보유한 재고가 불과 2~3주 분량인 탓에 한 달 뒤면 업계 나프타분해시설(NCC)이 줄줄이 가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가동 중단이 이뤄질 경우 그 충격은 플라스틱과 섬유, 자동차, 전자, 건설 등 산업 전체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80% 수준이던 업계 평균 NCC 가동률은 최근 60%대 후반으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며 임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원료 공급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지만 가동률을 낮추는 것은 재고를 최대한 오래 쓰기 위한 속도 조절"이라며"600달러였던 나프타 실물을 사려면 이제 1100달러 이상을 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에서는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제품 공급 계약이 어려울 때 면책을 발동하는 '불가항력' 선언도 이어질 조짐이다. 이달 초 여천NCC가 처음으로 불가항력을 선언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 LG화학 등이 일부 제품에 대한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폴리올레핀(PO) 계열 일부 제품에서 불가항력 가능성을 공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NCC 가동 중단은 석화 업계를 넘어 국내 산업 전반과 소비자 물가에까지 충격파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석화 산업에 필수적인 기초 원료로, 이를 활용해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에틸렌은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고무, 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인다. NCC 중단으로 에틸렌 공급이 끊어지면 플라스틱 소재 제품과 섬유 제품은 물론, 자동차와 전자 부품, 건설자재, 타이어 등 생산 라인까지 가동에 치명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포장재와 배달용기 사용이 많은 식품 산업, 섬유를 쓰는 의류 산업까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불가피하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8일 러시아 제재 완화와 관련해 러시아산 원유, 나프타 수입 가능성을 기업들과 함께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가 폭등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일시 해제하면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개사 고위 임원들이 지난 13일부터 산업부와 회의를 열고 러시아산 원유 도입 방안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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