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언제나 무상하지만, 그 속에서 길을 찾는다
불자 여러분, 안거(安居)의 여름도 저물어가고, 우리 일상 또한 무더운 계절의 끝자락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길고 뜨거운 여름을 지나며 많은 분들이 심신의 피로를 느끼고, 또한 나라 경제의 어려움 속에 생계와 삶의 무게로 더욱 지쳐가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고난 속에서 더 큰 지혜와 희망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이 고통의 시기에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법화경'에서는 "큰 불 속에서도 연꽃은 피어난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이 경
![]() |
△사진=대한불교 성불조계종 법담 종정 |
부처님 당시에도 많은 이들이 굶주림과 병으로 고통 받았지만, 그 속에서 불법을 의지한 이들은 마음의 자유와 지혜를 얻었습니다. 우리 또한 현실의 고단함을 ‘수행의 자리’로 삼는다면, 절망은 희망의 씨앗으로 바뀔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희망은 누가 대신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등불을 스스로 들어 올리라" 하신 말씀처럼, 희망의 등불은 내 마음 안에서 밝혀야 합니다.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위로하고 도우며 작은 자비를 실천할 때, 어둠 속에서도 길은 열립니다.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한 푼을 아껴 남을 돕는 마음,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가족을 위해 땀 흘리는 정성, 이 모든 것이 바로 희망을 밝히는 행입니다.
세상이 힘들고 막막할수록 불자의 마음에는 더욱 자비가 필요합니다. 불교의 역사는 늘 자비와 연민이 세상을 구하는 힘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유마경'에 이르기를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 하였습니다. 이웃이 힘들어하는 것을 나의 아픔으로 여길 때, 그 마음이 곧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됩니다.
서로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자 하는 그 마음이 있다면, 경기 침체의 무거운 바람 속에서도 우리 공동체는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여름은 더위로, 겨울은 추위로 사람을 괴롭히지만 계절은 반드시 바뀌듯이, 경제와 사회의 어려움도 언젠가는 변합니다. 이것이 바로 무상(無常)의 진리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이 영원할 것 같아도 반드시 새로운 바람은 불어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낙심과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말고, 이 무상 속에서 바른 길을 찾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한순간의 어려움이 나를 무너뜨릴 수 없음을 믿으십시오.
불자 여러분, 우리가 가진 불심은 단지 나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희망을 나누기 위한 것입니다. 작은 미소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의 실천이 바로 불자가 세상에 전하는 희망의 길입니다.
광복의 빛을 지켜온 선열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자유를 누리듯, 지금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우리 불자들의 마음이야말로 미래 세대를 위한 가장 큰 유산이 될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무더운 여름 끝자락에서도 지치지 말고, 오늘 하루를 희망의 발걸음으로 채우시길 바랍니다.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여러분의 삶 속에 항상 머물러, 고난을 넘어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밝혀 주시기를 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불교 성불조계종 종정 법담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