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수출입은행 여신 잔액 10%…당초 취지와 ‘부합’

윤대헌 / 2024-10-20 19:47:56

[하비엔뉴스 = 윤대헌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 10%가 한화그룹 계열사에 집행돼 타 그룹보다 비중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이라크 건설 사업 보증 등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조치인 만큼 당초 취지에 부합하다는 입장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의원(조국혁신당)이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은 총 135조6327억원에 달한다.

 

 한화.

 

이 가운데 약 10%에 달하는 13조2523억원이 한화그룹 계열사에 대한 여신으로,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여신 잔액은 9조5886억원이다.

 

한화 계열사에 대한 수출입은행 여신은 지난 2022년 12월 말 4조4747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3조2523억원으로 3배 정도 늘었다.

 

이와 관련 수출입은행 측은 “계열별 여신 순위를 보면 1위가 한화, 2위가 삼성, 3위가 HD현대다”라며 “이들 기업 모두 대형 조선사를 보유하고 있고, 선수금 환급보증(RG)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1위에 오른 만큼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차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한화그룹 역시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라고 일축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밝힌 한화그룹 여신 잔액 13조2000억원은 한화오션 7조5000억원, 방산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조1000억원 외에 한화 건설부문 이라크 건설사업 보증, 한화솔루션 및 한화에너지 친환경에너지 사업 관련 지급보증 등 3조6000억원을 합한 수치라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의 설립 목적은 수·출입과 해외 투자 및 해외 자원 개발 등 대외 경제 협력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화 계열사에 대한 보증을 지원하는 것은 고유 목적에 부합하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한화그룹 측은 “수출입은행 여신 잔액을 단순 수치만으로 비교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한화그룹의 여신 잔액이 2023년부터 크게 증가한 것은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방산 수출액 증가 영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8월 말 기준 한화오션의 여신 잔액 7조5000억원 가운데 5조6000억원은 선박 수출과정에서 필수적인 선수금 환급목적의 RG금액이고, 대출액 1조8000억원은 수출입은행이 인수 이전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제공한 여신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또 “인수 이후 한화오션에 4조7000억원의 여신 집행액이 늘었다고 하는 부분의 경우, 지난 2023년도 1조9000억원은 5월 말 인수 이전인 대우조선해양 시절에 집행된 1조2000억원이 포함됐고, 2024년 2조7000억원 가운데 1조5000억원은 선박수출용 RG보증 증가, 1조2000억원은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부여된 한도대 인출 금액이다”라고 밝혔다.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의 여신 잔액은 최근 헝가리 등 글로벌 방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까닭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방산 수출 관련 계약이행보증과 선수금반환보증 등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의 보증이 없으면 대규모 수출이 불가하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수출액 대비 지원 규모는 국내 여타 방산 기업들간 여신 잔액 비율에 큰 차이가 없고, 이 가운데 규모가 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집트 수출 지원 건은 지난 정부에서 승인된 것으로, 현 정부의 특혜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차 의원은 또 검찰 출신이 한화그룹에 무더기 재취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2∼2023년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화손해보험,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에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 8명이 이직했다는 것이다.

 

한화그룹 측은 그러나 검찰 출신 영입 인사와 관련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2년 이후 검찰 출신 입사자 대부분이 수출입은행 여신 관련 업무와 무관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고, 검찰 출신 입사자는 사외이사 2명, 직원 1명 총 3명이다”라며 “이들은 각각 한화, 한화임팩트, 한화손해보험에서, 사외이사는 법률전문가로서 이사회에서 경영 상태를 감독하고 조언하는 등의 업무를, 손해보험 직원은 보험사기 방지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화그룹은 세계가 인정한 K-방산의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국가기간산업 재건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현재까지 3조원이 넘는 추가 자금 투입으로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준법경영과 정도경영을 통해 사업보국의 정신을 실현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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