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상선, 공시 위반 건수·과태료 최다...투명성 관리 과제 부각
공정위 2025년 기업집단 이행 점검 결과 발표
계열사 누락·오너 2세 회사 자금거래 등 쟁점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 2026-01-30 11:02:56
[HBN뉴스 = 홍세기 기자] 해운회사인 장금상선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근 공시이행 점검에서 위반 건수와 과태료 규모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대기업 집단의 투명성 관리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이면서 동시에 장금상선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공시이행 점검 결과'에서 장금상선은 위반 건수 13건으로 50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1위를 차지했다. 과태료 규모도 2억690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전체 점검 대상인 130개 계열사 등에서 적발된 위반은 총 146건, 과태료는 6억 5,825만원이었다. 장금상선의 위반 건수는 전체의 약 9%에 해당한다. 올해 위반 건수 146건은 2020년 156건 이후 5년 만에 최다를 기록한 수치다.
다른 상위 위반 기업들을 보면 한국앤컴퍼니그룹(8건), 대광(8건), 유진(7건), 글로벌세아(7건) 등으로, 장금상선의 13건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비상장 기업이면서도 공시의무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장금상선이 이 같은 위반 빈도를 기록한 것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 최근 3년 21건 누적 위반, 반복적 양상
장금상선의 위반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적한 최근 3년(2023~2025) 누적 공시 위반 현황을 보면 장금상선은 21건의 위반으로 집계되었다. 한국앤컴퍼니그룹(28건), 태영(24건)에 이은 3위다.
이 같은 반복적인 위반은 기업 내부의 공시 관리 체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제시한다. 정태순 회장의 실질적 지배 아래 있는 단일 기업집단으로서 이 수준의 위반이 지속된다는 점은 계열사 관리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 5년간 계열사 9개사 누락, 지정자료 허위제출로 경고 조치
공정위는 2025년 2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정 회장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제출한 자료에 다수의 계열사를 누락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 6개 사,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평균 2개 사 정도씩 총 9개 사가 소속 계열사 현황에서 누락되었다. 누락된 기업에는 오션플러스, 시노코오일탱커 등이 포함되었다.
기업집단 현황 공시는 그룹 내 실제 관계사를 파악하기 위한 기본 의무다. 같은 계열사들이 반복적으로 누락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업집단 구조 투명성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너 2세 회사 자금거래 규모 부각...공정위 현장조사
공정위는 2025년 3월 장금상선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정태순 회장의 아들인 정가현 이사가 운영하는 계열사들과의 자금거래 현황이었다.
정가현 이사는 시노코페트로케미칼, 시노코탱커, 시노코마리타임 등 세 개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탱커 운영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시노코페트로케미칼은 장금상선으로부터 1153억6300만원의 단기차입금을 받고 있었으며, 전체 차입 총액은 2680억8100만원에 달했다. 이자율은 6.12%로 책정되어 있다.
이 같은 규모의 자금거래가 계열사 간에 이루어지면서 관련 공시 현황에 대해 공정위가 면밀히 살펴본 것으로 보인다.
◆국외계열사를 통한 지배구조...공정위 지적
공정위는 2023년 10월 정태순 회장이 홍콩 등 국외계열사를 통해 국내 핵심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최소한의 지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평가되며, 공정위는 롯데그룹과 함께 유사한 사례로 다루었다.
이 같은 국외 우회적 지배 구조는 계열사 간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계열사 누락이나 공시 위반이 발생하는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 공정위, 상습 위반 기업 관리 강화 예정
공정위는 장금상선 같은 상습 법 위반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별도 설명회 개최, 현장 점검 강화, 과태료 가중치 상향 등의 방안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장금상선 측은 이 같은 위반들이 신규 담당자의 공시 업무 미숙에서 비롯된 일시적 오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5년 연속 같은 계열사들이 누락되고 최근 3년간 21건의 위반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 내부의 공시 관리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성장의 과정 속에서 드러난 투명성 관리의 과제
정태순 회장은 1989년 동남아 해운업 실무진으로 출발해 1998년 오너가 됐으며 1999년 장금상선을 설립했다. 현재 27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3위 선사로 성장시켰으며, 자산 규모도 10조원을 넘겼다.
이 같은 성장 과정에서 장금상선은 '투명경영'을 기업의 경영 기조로 표방해왔다. 다만 최근의 공시 점검 결과들은 기업의 투명성 관리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정립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기업집단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계열사 관리와 공시 의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태순 회장이 최근 2025년 한국기원 신임 총재에 추대되는 등 사회활동을 확대하는 가운데, 기업 내부의 기초적인 투명성 관리 개선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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