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수술실 상시 출입 관행 증언…영상 속 인물 특정 놓고 증인 진술 엇갈려
[HBN뉴스 = 이정우 기자]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등 비의료인의 수술 참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Y병원 K원장 사건에서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이 실제 환자의 수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지난 11일 열린 공판에는 Y병원에 인공관절을 납품했던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2020년 12월 4일 K원장이 집도한 인공관절 치환술 당시 의료용 드릴로 환부에 구멍을 뚫고, 의료용 핀을 삽입하거나 제거하는 작업 등을 직접 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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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법원 |
수술 참여를 요청한 사람은 K원장이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당시 PA 간호사가 배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K원장이 자신에게 “PA처럼 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과거 PA 업무 경험이 있었던 A씨가 이에 응했다는 것이다.
A씨는 드릴과 핀 작업 외에도 집도의의 지시에 따라 환부를 벌리거나 핀을 제거하고 석션을 하는 등의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의료행위를 한 것은 아니며, K원장이 지정한 위치와 각도, 깊이에 따라 움직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변호인 측 역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A씨가 독립적으로 판단해 수술을 시행한 것이 아니라 집도의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기계적으로 작업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증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술실에 있었느냐’가 아니라 환자의 신체에 의료기구를 직접 사용했느냐는 부분이다. 의료기기업체 직원이 재고를 관리하고 의료진에게 기구 사용법을 설명하는 것과 환자의 신체에 드릴과 핀을 직접 사용하는 것은 그 성격이 같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수술은 병원 홍보용 영상 촬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공개를 염두에 둔 촬영 현장에서 업체 영업사원이 수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이 나온 만큼, 당시 병원 내 수술실 운영과 비의료인의 역할이 어느 수준까지 허용됐는지도 재판부가 살펴볼 사안으로 보인다.
A씨는 Y병원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수술에 참여한 것은 해당 수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반면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들이 수술 일정에 맞춰 수술실에 출입하는 것은 통상적인 업무였다는 취지의 설명도 이어졌다. 재고 관리와 기구 사용 지원 등을 위해 수술 현장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변호인 측의 논리다.
수술 영상 속 인물의 신원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됐다. 변호인 측은 수술복과 마스크 등으로 얼굴이 가려져 영상만으로 특정인을 식별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영상 속 인물을 특정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영상 속 인물의 동일성과 증언의 신빙성 역시 재판부의 판단 대상이 됐다.
이번 공판은 의료기기업체 직원의 수술실 출입이라는 관행과 환자의 신체에 직접 이뤄지는 행위를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쟁점을 다시 드러냈다.
법원의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다만 환자가 수술대에 누웠을 때 자신의 몸에 실제로 어떤 행위가 이뤄지는지, 그리고 그 행위를 누가 수행하는지는 의료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관행’과 ‘지시’라는 설명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니면 면허와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의 역할이라는 원칙을 다시 따져봐야 하는지 이번 재판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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