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일부터 일본 차 관세 15%로 인하...한국은 25% 가격경쟁력 비상

김재훈 기자 / 2025-09-16 09:03:05
3500억달러 대미 투자 방식 입장 차..."세부 내용 두고 지속 협상"
통상본부장 "악마는 디테일에, 치열 협상", 대통령실 "국익 최우선"

[HBN뉴스 = 김재훈 기자] 미국 행정부가 일본과의 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16일(현지시간)부터 15%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타결이 완료되지 않아 일본, 유럽 등과 미국 시장에서 경쟁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제품인 자동차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일 양국 자동차 관세율격차(10% 포인트)가 생기게 되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연방 관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조치가 16일부터 발효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외국산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본은 기존 2.5%의 관세에 25%의 새로운 관세를 더해 27.5%의 관세를 물고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일본의 대미 수출 자동차의 관세가 12.5%p나 낮아지게 되면서 미국 내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 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합의 내용 발효를 위한 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미 통상 당국은 지난 8일 워싱턴 DC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지난 12일 뉴욕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해 양국 장관급 회담을 열었지만, 대미 투자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사실상 빈 손으로 귀국한 상태다. 

 

미국 측에서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지난 11일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은 그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다.

 

한미 무역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15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디테일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하는 중"이라고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입국후 특파원들에게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여 본부장은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전체를 보고 이해해달라.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협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100일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국익이 훼손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무리한 요구가 있다면 '국익의 보전'을 (목표로) 놓고 협상해 나가겠다는 원칙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 요구대로 대미 투자액에서 직접 투자의 비중을 높일 경우에 대비해 한국 측은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를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통화 스와프는 자국의 화폐를 상대국에 맡긴 뒤 미리 정한 환율로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외환 시장에 대한 영향도 고려할 수밖에 없기에 이 역시 충분히 고려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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