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상반기 악재 털고 하반기 반등 총력..."AI·보조금·갤럭시Z" 주목

이동훈 기자 / 2025-08-07 10:47:12
정부 AI 국책사업 잇따라 수주…기술·정책 동시 호재
자금력 앞세워 'AI·보조금·갤럭시Z'삼각전략서 우위
신뢰 회복·비용 통제가 4분기 실적 좌우할 핵심 변수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SK텔레콤(SKT)이 상반기 사이버 침해 사고라는 초유의 악재에도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한 다각적인 복원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정부의 AI 국가사업 참여, 프리미엄 단말기 마케팅, 연말 배당 기대 등 긍정적인 모멘텀이 존재하는 가운데, 여전히 신뢰 회복과 구조적 비용 부담이라는 과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가을 대전’이라 불리는 10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그 기점이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정부 주도의 ‘한국형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자 및 GPU 임차공급사로 선정됐다. 국내 통신 3사 중 유일하다. 2027년 완공 예정인 울산 100MWh 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은 향후 AI 연산 자원의 초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의 최신 B200 GPU 기반의 소버린(Sovereign) GPUaaS. [사진=SKT]

그러나 이 회사의 2분기 실적은 충격적이었다. 유심 교체비용, 대리점 보상비용 등 약 250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1% 줄어든 3383억 원을 기록했다. 이동전화수익 역시 2.63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특히 8월 전 고객 대상 50% 요금 할인과 데이터 50GB 제공은 고객 유지를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실적에는 더 큰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 단통법 종료, SKT에 유리한 ‘가을 대전’

SKT는 4분기를 기점으로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갤럭시 Z 폴드·플립 신제품 출시와 함께 시작되는 10월 ‘가을 스마트폰 대전’. 여기에 단말기 유통법 종료(2025년 7월22일)로 인해 보조금 경쟁이 다시금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SKT는 유통 유연성과 마케팅 자율성을 바탕으로 가입자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이동통신 시장은 중요한 분기점에 접어들었다. 10년 넘게 유지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종료되며 보조금 경쟁의 빗장이 풀린 것. 통신 3사는 10월부터 눈치 싸움을 접고 본격적인 마케팅 전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은 2014년 도입 이후 통신사 및 유통점의 보조금 지급을 일정 한도 내로 제한하고, 유통점 간 차별도 금지해왔다. 하지만 법이 종료되면서 통신사와 제조사는 자율적으로 보조금 규모를 결정할 수 있게 되며, 유통점 역시 자체 재량으로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시장의 가격 탄력성이 커지게 된다.

이 같은 변화는 결국 “이 매장이 더 싸다”는 소비자 체감 혜택을 키우고, 통신사 입장에서는 신규 가입자와 번호이동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가 가능해진다. 온라인몰과 중소 유통점까지 가격 경쟁에 뛰어들 경우, 시장 전체가 ‘실질적 가격 인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크다.

◆ AI 국책사업 연속 선정…데이터센터까지,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

현재 삼성전자의 최신 갤럭시 Z 시리즈는 기존 스마트폰과는 뚜렷한 차별성을 지닌 폼팩터로, 프리미엄 가격대 진입이 어려웠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는 해킹 사고 등 과거의 악재를 일시적으로 덮을 만큼 강력한 구매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신 3사의 ‘가을 대전’에서 갤럭시 Z는 핵심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며, 결국 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보조금을 실을 수 있느냐가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단통법 종료와 보조금 경쟁 재개 흐름이 SKT에겐 반전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여전히 가입자 수와 브랜드 충성도에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SKT는 탄탄한 자금력과 유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보조금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정부 주도의 AI 핵심 사업에 연이어 선정되며 기술력과 정책 수혜 기대감을 동시에 확보한 점도 SKT에게는 중장기적 호재로 평가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4분기부터 SK텔레콤의 사업 정상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정부의 한국형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업 및 GPU 임차사업 공급사로 선정되며 국내 AI 경쟁력 우위를 입증했다”며 “2027년 완공 예정인 울산 100MWh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역시 AI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 고객 신뢰 회복은 단순 마케팅 비용 투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만큼, 정보보안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T의 단기 실적은 비용 부담과 신뢰 회복 과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으며, 시장 경쟁의 가열과 함께 구조적 변수가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분명 SKT는 AI 플랫폼 경쟁력과 프리미엄 단말기 마케팅 역량, 제도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력을 앞세워 하반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보안 사고로 훼손된 고객 신뢰와 지속적인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 리스크도 함께 안고 있어, 4분기는 기회와 시험대가 교차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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