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법인 유죄 땐 대주주 적격성 쟁점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항소심에서 오는 8월 26일 핵심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1심에서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았던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이 다시 검증될 예정인 가운데, 카카오 법인과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사법·지배구조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는 오는 26일 김 창업자와 카카오 전·현직 경영진,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을 연다. 이날 검찰이 신청한 이 전 부문장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항소심 공판은 이후 9월 23일과 10월 21일에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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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6월 24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검찰은 카카오가 2023년 SM엔터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보고 있다. 김 창업자 측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공모나 시세조종 목적이 없었으며 정상적인 지분 확보였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2일 열린 항소심에서는 김 창업자의 ‘평화적으로’ 발언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SM엔터를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창업자 측은 회의 참석자들이 ‘가져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으며 하이브와 평화적으로 협의하라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 전 부문장은 1심에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에게 SM엔터 주식 매입을 요청하고 사업 기회를 제안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사실상 유일한 증거로 보면서도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별건 수사 이후 기존 진술을 번복했고 진술 내용에도 모순이 있다는 이유였다. 김 창업자와 배 전 대표, 카카오·카카오엔터 법인에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카오는 올해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보통주 1억2953만3725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억2953만3724주로 카카오보다 1주 적다. 두 회사의 공시상 지분율은 각각 27.15%다.
대주주 적격성 논의에서는 김 창업자 개인보다 카카오 법인의 유죄 여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법제처는 과거 인터넷은행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개인 총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반면 카카오 법인에 벌금형 이상의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유죄 확정과 동시에 지분이 강제로 매각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린 뒤 카카오가 정해진 기간 안에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10%를 초과해 보유한 지분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현재 보유분을 기준으로 하면 처분 대상은 지분 약 17.15%다.
이달 26일 열리는 증인신문만으로 항소심 결론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이날 공판에서는 1심 무죄 판단 과정에서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았던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이 다시 검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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