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손보업계 피해구제 신청 3년간 '최다'

홍세기 기자 / 2025-11-10 13:32:48
소비자원 피해구제 중 메리츠화재 19%

[HBN뉴스 = 홍세기 기자] 손해보험 소비자분쟁의 88%가 보험금 지급 관련 문제인 가운데,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3년간 피해구제 신청 건수에서 손해보험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보호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접수된 손해보험 피해구제 총 2459건 중 메리츠화재가 465건(18.9%)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해상화재보험 452건, DB손해보험 359건이 뒤를 이었다.​

 

 [사진=한국소비자원]

 

특히 주목할 점은 보유계약 100만 건당 환산 피해구제 신청 건수에서 메리츠화재가 27.6건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흥국화재 44.3건, 롯데손해보험 29.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 보험금 미지급 분쟁이 전체의 64.2%, 합의율 데이터 공개 안 돼…업계 평균은 28.3%

 

피해구제 신청 사유를 분석한 결과, 보험금 미지급이 1579건(64.2%)으로 가장 많았으며, 보험금액 산정 불만 501건(20.4%), 계약 전·후 알릴 의무 위반 160건(6.5%), 장해·상해 등급 적용 불만 85건(3.4%) 순이었다.​

보험 종류별로는 실손보험이 1034건(42%)으로 가장 많았고, 건강보험 874건(35.5%)을 합치면 의료·진단비 관련 분쟁이 전체의 77.5%를 차지했다.​

또 8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평균 합의율은 28.3%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현대해상이 23.2%로 가장 낮았고, 삼성화재가 31.1%로 가장 높았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개별 합의율은 이번 소비자원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전체 피해구제 신청 2459건 중 합의로 종결된 건수는 690건(28.1%)에 그쳤다.​

◆ 장기보험 보상시스템 개편으로 민원 감소 노력
 

메리츠화재는 올해 8월 장기보험 보상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며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섰다. 

 

보험금 청구 서류 안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고 '고객 맞춤형 구비서류 안내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모바일 앱을 통한 실시간 진행상황 확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손해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2024년 3분기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환산 건수는 7.65건으로 전년 동기(8.88건) 대비 1.23건 감소해 빅5 손보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2024년 당기순이익 1조7105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 삼성화재(2조478억원)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2014년 1127억원에서 10년 만에 15배 이상 성장한 배경에는 장기보험 중심의 공격적 영업 전략이 있었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초회보험료는 2021년 1242억원에서 2024년 175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장기보험 위주 포트폴리오가 당장은 순이익에 긍정적이지만 향후 해지율과 손해율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소비자원 "보험사 심사기준 사전 확인 필수"
 

한국소비자원은 "비급여 등 고가 치료를 받기 전 가입한 보험사의 심사기준을 꼼꼼히 확인하고, 병원 관계자의 설명을 보험금 지급 확약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며 "객관적 근거자료를 사전에 마련해 분쟁 발생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지난 9월 보험 사업자 및 손해보험협회와 간담회를 갖고 보험 분야 소비자 피해 감축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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