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바람픽쳐스 흥행에도 '배임' 의혹 지속

이동훈 기자 / 2026-01-12 11:20:22
검찰 "성과와 별개…인수 당시 판단이 핵심"
법원, '산업 특수성'과 '배임 기준' 두고 고심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폭싹 속았수다’, ‘악연’ 등 연이은 흥행작으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의 기업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고가 인수 의혹은 여전히 법적·경영상 판단의 핵심 쟁점으로 놓여 있다는 평가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로 카카오엔터에 319억원의 손해를 끼친 의혹을 받는 김성수 전 대표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1차 공판은 지난달 23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에서 열렸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이 전 부문장으로부터 자신이 실소유한 바람픽쳐스 고가인수해달라는 부정청탁을 받으면서 그 대가로 2019년 1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총 12억5646만원을 수수했다고 보았다.

바람픽쳐스는 이 전 부문장의 부인인 윤정희 배우가 설립자로 되어 있지만, 이 전 부문장이 실질적 소유주라는 주장도 있다.

윤정희와 이 전 부문장은 2015년 혼인했다. 이 전 부문장은 재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7년 2월 16일, 윤정희 명의로 제작사 미디어메이커가 설립됐고, 이후 사명은 바람픽쳐스로 변경됐다.

또 이 전 부문장은 2017년 바람픽쳐스가 다른 콘텐츠 제작사로부터 받은 드라마 기획개발비 60여억원 중 10억5000만원을 정상적인 대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바람픽쳐스는 이후 김은희 작가, 장항준 감독 등 유명 제작진을 영입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2021년 매출 151억 원을 시작으로 2022년 441억 원, 2023년 426억 원을 기록했으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와 ‘악연’의 글로벌 흥행으로 제작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엔터 내부와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근거로 “당시에는 무형자산에 가까웠던 IP와 창작진의 가치가 이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며 “미래 가치를 선반영한 전략적 투자였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드라마 산업 특성상 스타 작가·PD 확보를 위해 법인을 설립한 뒤 대형 콘텐츠사가 인수하는 구조가 관행적으로 활용돼 왔다는 점도 참작되고 있다고 한다.

반면 검찰은 사후적 성과와 인수 당시의 경영상 판단은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바람픽쳐스가 인수 당시 매출과 실적이 전무했고, 명확한 기업가치 산정 없이 400억 원에 인수됐다는 점에서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인수 구조가 실소유주가 얽힌 내부 거래에 해당하는지, 합리적 검토 절차가 있었는지 여부가 배임 성립의 핵심이라는 시각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성과가 좋았다는 사실이 곧바로 배임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판단 시점의 정보와 절차가 기준”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3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검찰의 추가 감정 신청을 기각하며, 사후 평가를 통해 손해액을 다시 산정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이는 무죄 판단으로 직결되기보다는, 배임 판단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법리적 고민이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단 바람픽쳐스의 연속 흥행으로 카카오엔터의 멀티 스튜디오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는 업계 이견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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