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정(情)도 흔들?...오리온 초코파이 값 인상될까

이동훈 기자 / 2025-06-18 13:26:19
카카오·쇼트닝 원가 급등 지속 전망
오리온 “인상안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오리온이 효자상품인, '초코파이' 가격 인상 카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하반기에도 카카오와 쇼트닝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초코파이가 수년간 지켜온 ‘가격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와 하비엔뉴스 분석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2024년 톤당 3500달러 수준에서 2025년 초 최대 1만 달러를 돌파하며 약 200~23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기준카카오는 994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 주요 산지에서의 기후 이상과 병충해로 인한 공급난이 겹치면서, ‘브라운 골드’로 불리는 카카오의 국제 시세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 급등은 글로벌 초콜릿 산업뿐 아니라, 소비자의 일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 상승 흐름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메리츠증권은 “국가별로 코코아·쇼트닝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원가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안팎에서도 ‘초콜릿발 물가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카카오 가격 급등은 제과업계는 물론, 음료·제빵·아이스크림 등 전방위 식품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제품이 바로 ‘초코파이’. 세대를 아우르는 간식이자 해외 60여 개국에 수출되는 한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국민 간식이다.

초코파이는 단순한 과자 그 이상이다. 우리나라가 못살던 시절 도시락 뚜껑 속 한 조각의 정, 유학길에 오른 이민자들의 위안 등 초코파이의 상징성은 남다르다. 오리온 역시 이러한 상징성을 감안해 초코파이 가격을 동결하는 정책을 이어왔다.

오리온은 카카오 등 원재료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해 초코송이·다이제초코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올렸다.

증권업계는 “지속되는 고원가 구조 속에서 초코파이의 가격 방어 전략이 더는 오래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오리온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오리온은 하비엔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초코파이와 관련해 출고가 인상이나 조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