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등에 원·달러 환율이 13일 1430원을 넘나들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선언하며 진화에 나섰다.
구두개입은 보유한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직접개입)과 달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정책수단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9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20억2000만 달러로 직전달(4162억9000만 달러) 대비 57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하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의 관세협상으로 인해 실개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공동으로 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와 한은의 공동 구두개입은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오른 지난해 4월 중순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430.0원으로 출발해서 곧바로 1434.0원까지 올랐다.
이날 고점은 지난 5월 2일(1440.0원)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이후 142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다가 다시 상승폭을 확대해서 정오 무렵 1432원까지 몰랐다.
이 직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왔고 환율은 1427∼1428원으로 내려왔고 이날 오후 2시 현 14020원대 후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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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이날 환율 상승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계속되고 한미 관세협상도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적대적 행위’로 규정하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9%, S&P500지수는 2.7%, 나스닥종합지수는 3.6% 하락했다.
다만,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유화 발언은 환율 상방을 제약하는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시진핑 주석은)는 자기 나라(중국)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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