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라이노스, '상장 논란' 1000억대 손배소 내달 12일 판결 카운트 다운

이동훈 기자 / 2026-02-06 15:45:50
"상장 회피용 꼼수" vs "정당한 회계"...1000억 소송의 본질
'K-IFRS 회계의 역설’에 쏠린 눈, 당기순손실 적정성 쟁점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게임업체인 스마일게이트RPG와 라이노스자산운용 간 10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1심 판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소송은 비상장사가 상장 전 전환사채(CB)를 어떤 방식으로 회계 처리해야 하는지, 나아가 그 결과가 상장(IPO) 의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루는 첫 대형 사례라는 점에서 투자은행(IB)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3월 12일 양측 간 손해배상 및 매매대금 청구 소송 1심 선고기일을 연다. 쟁점은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 온 회계 처리의 적정성과 상장 의무 이행 여부로 추정된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이미지=스마일게이트]

사건의 발단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스마일게이트RPG가 발행한 CB에 200억 원을 투자했고, 계약서에는 “CB 만기 전 사업연도(2022년) 당기순이익이 120억 원 이상일 경우 상장을 추진한다”는 조건이 명시됐다.

이후 스마일게이트RPG는 대표작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2022년 영업이익 3641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가치 역시 수조 원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결산 결과, 당기순손실 1426억 원이 반영되며 영업 성과와 순이익 간 괴리가 발생했다.

양측의 주장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해석에서 갈린다.

CB에서 발생하는 평가손실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CB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인식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는 2011년 이후 상장사와 상장 예정 기업들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해 왔다.

과거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체계에서는 CB를 발행가 기준의 부채로 처리했지만, K-IFRS에서는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전환권의 가치가 커질 경우 그만큼 부채 규모도 확대된 것으로 회계상 반영된다.

스마일게이트RPG는 기업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 CB에 부여된 전환권 가치 증가분을 파생상품 부채로 인식하는 것이 K-IFRS의 기본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이 기준에 따라 약 5357억 원 규모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반영할 경우 계약에 명시된 ‘당기순이익 120억 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상장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라이노스자산운용은 회사가 CB를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는 회계적 여지가 있었음에도, 상장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채로 처리해 적자를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순이익 120억 원’이라는 기준 자체가 당시 약 24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전제로 설정된 상징적 조항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RPG 측은 계약서 어디에도 ‘기업가치 2400억 원’을 전제로 한 조건은 명시돼 있지 않다며 라이노스자산운용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 스마일게이트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한 언론 질의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법적 판단을 앞둔 만큼 개별 쟁점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자제하면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단 기류로 풀이된다.

다만 IB업계 일각에서는 스마일게이트RPG의 회계 처리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단순히 ‘상장 회피’ 프레임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관측된다. 해당 CB의 부채 인식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치는 지정 감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금융당국이 지정한 외부 회계법인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시 IPO 시장 환경도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2023년을 전후해 국내 IPO 시장은 급격히 냉각됐고, 컬리·오아시스 등 대형 IPO 후보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스마일게이트RPG 역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제시한 기업가치가 1년 새 약 17조 원(2022년)에서 7조 원 수준(2023년)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무리한 상장을 강행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측면에서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