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BM 대중 수출 통제에 국내 기업 타격 ‘미미’

이지희 / 2024-12-03 15:23:07

[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국내 기업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관보를 통해 ‘중국의 군사용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제한을 위한 수출 통제 강화’ 방안으로 HBM 및 반도체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HBM·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조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는 31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조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 적용됐다. 일본·네덜란드 등 33개국은 FDPR 면제국으로 지정됐지만, 우리나라는 제외다. 국내에서 생산된 HBM 및 반도체장비라도 특정 요건에 해당되면 미국산 제품으로 간주돼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를 초과하는 HBM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고, 현재 생산 중인 모든 HBM 스택은 이러한 임계값을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국이 지정한 무기금수국(중국 포함 24개 국가)으로 HBM을 수출하려면 상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다만, 로직칩 등과 함께 패키징된 후의 HBM은 제외되고, HBM2는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허가 예외 신청이 가능하다.

개정안에는 29종의 첨단 반도체장비에 더해 열처리·계측장비 등 새로운 반도체장비 24종과 관련 소프트웨어 3종 등이 수출 통제 대상 품목으로 새롭게 추가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HBM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지난 2022년 중국이 AI 구현 등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반도체 제품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엔비디아와 AMD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이는 중국과의 AI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리스킹(위험 완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이 첨단 AI를 개발하는 것을 늦추고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저지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반도체를 만드는 필수품이다.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반도체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3개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자사에서 생산한 대부분의 HBM 제품을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HBM 판매량의 30%가량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HBM3와 달리 삼성전자가 중국에 수출하는 HBM1·HBM2의 경우 규모와 단가가 높지 않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규정 허용 수출 방식 전환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전략이다.

우선 오는 4일 반도체장비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상세 내용을 공유하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와 무역안보관리원(KOSTI)에 수출 통제 상담창구를 개설해 운영한다. 또 중국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통제 제도 설명회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빠른 시일 내에 미국 정부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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