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꽃샘추위 속에서도 오는 봄처럼

편집국 / 2026-03-08 14:35:43
-'법구경'이 전하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
-꽃샘추위처럼 찾아오는 번뇌를 이겨내는 정진의 길

 불자 여러분, 3월이 깊어가며 본격적인 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봄이 오는 길목에는 늘 꽃샘추위가 찾아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다가도 어느 순간 찬 바람이 불어와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이처럼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계절은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이 자연의 이치는 수행자의 삶에도 깊은 가르침을 전해 줍니다. 우리가 수행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졌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흔들리고, 정진이 깊어졌다가도 어느 순간 나태함이 스며들기도 합니다. 마치 봄을 시샘 하는 꽃샘 추위 와도 같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미음의 변화에 흔들리지 말라고 일러주셨습니다.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법구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은 흔들리기 쉬우나, 지혜로운 이는 그것을 잘 다스린다.” 이 말씀은 우리의 마음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음을 일깨우는 동시에, 수행을 통해 그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음을 알려주는 가르침입니다.

 

봄바람은 거칠지 않습니다. 조용히 스며들어 얼어붙은 대지를 풀어 주고, 잠들어 있던 씨앗을 깨웁니다. 수행 또한 이와 같습니다. 큰 소리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마음을 살피고 한 생각을 바로 세우는 데서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한 번의 분노를 내려놓는 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화엄경'에서는 “한 생각이 청정하면 온 세계가 청정하다”고 설합니다. 우리의 마음 하나가 밝아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 또한 달라집니다. 미움이 사라지면 사람도 달라 보이고, 원망이 사라지면 삶도 가벼워집니다. 봄이 대지를 바꾸듯, 한 생각의 변화가 우리의 삶을 바꿉니다.

 

꽃샘추위가 지나가야 진짜 봄이 오듯, 수행의 길에서도 잠시의 어려움과 흔들림은 반드시 지나가는 과정입니다. 그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이 어지러워도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우리의 신심 또한 흔들림 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불자 여러분, 이제 머지않아 산과 들에는 꽃이 피고 따뜻한 햇살이 대지를 채울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봄은 자연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속의 미움이 녹고 자비가 피어날 때, 그곳이 바로 봄입니다.

 

꽃샘추위 속에서도 봄을 준비하는 자연처럼, 우리 또한 하루하루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정진해야 합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의 삶은 조금씩 밝아지고, 지혜의 꽃은 반드시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늘 여러분의 삶과 마음 위에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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