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년 출범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산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10~20%)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대미 수출은 8.4∼14.0%(약 55억∼9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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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P·연합뉴스] |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22%를 차지하는 최대 품목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반도체산업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기존 ‘칩스법(반도체 지원법)’의 폐지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지원하는 칩스법에 따라 미국 내 투자를 확정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 방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산업 정책 외에 반도체 가격 하락 역시 우리나라 수출 산업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56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수출 최대 품목인 반도체가 역대 11월 가운데 최대 실적인 125억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최대실적 경신 및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우리나라의 11월 전체 수출의 22%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상승곡선을 그리던 D램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9월 17.07% 떨어진 뒤 지난달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D램의 가격 하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9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보다 20.59% 내린 1.35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 강화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고성능 반도체 분야에 있어서 파트너 위치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첨단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 제고와 유연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수출 확대를 위해 연말까지 모든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은 줄이고 기회요인을 살리고,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주요 수출지역의 상무관, 코트라와 함께 세계 시장 전반에 대한 수출 여건을 점검하겠다”며 “수출기업에 대한 맞춤형 진출 전략을 오는 4일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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