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연이은 부진 속 '인조이'로 반전 시동 성공할까

이동훈 기자 / 2025-12-10 15:24:04
관계·평판·AI 서사로 차별화...스트리머 중심 확산 긍정
심즈 독주에 도전장, 콘텐츠 볼륨·최적화는 여전한 숙제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크래프톤이 연이은 신작 부진 속에서도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ENJOY)’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법적 불확실성과 외부 IP 리스크에 흔들린 기존 사업과 달리, 인조이는 내부 창작 역량과 기술 통합을 통해 장기 성장 아이콘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어비스 오브 던전(AOD)’의 조기 종료를 결정하며 외부 IP 의존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 법적 분쟁 리스크와 기관 매도세로 주가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회사의 시선은 자연스레 내부 개발 콘텐츠인 인조이로 쏠리고 있다.

올 3월 얼리엑세스로 공개된 인조이는 이용자가 가상 세계의 창작자가 되어 캐릭터 ‘조이’들의 사회를 설계하는 고자유도 인생 시뮬레이션으로, 출시 일주일 만에 글로벌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스팀 상위권에 진입했다. 

 


AI 시뮬레이션과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결합 구조를 통해 유저 행동이 곧 서사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특징이다.

캐릭터는 감정·평판·관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서사를 전개하며, 유저 개입 방식에 따라 사회 구조가 달라진다.


이러한 ‘AI 자율 확장형 시뮬레이터’는 기존 ‘심즈(Sims)’식 스크립트 구조에 비해 한 단계 높은 기술적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김형준 크래프톤 인조이스튜디오 대표 겸 ‘인조이’ 총괄 디렉터는 지난 10일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해외진출유공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본 상은 한류 콘텐츠 수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출시 초기 ‘국산 심즈’라는 비교와 함께 “콘텐츠 볼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인조이는 지난 8월 무료 DLC ‘섬으로 떠나요(차하야)’ 공개 이후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열대섬을 배경으로 스쿠터, 낚시, 서핑, 농사 등 휴양지 콘텐츠를 추가한 이번 DLC는 스팀 평가를 ‘매우 긍정적’으로 끌어올렸고, 감정 GUI 개편·협력 행동·말풍선 등 세부 개선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DLC는 게임 유튜버 김래일이 ‘입주 지원금 대출’ 기능을 활용해 무모한 플렉스 생활을 연기하다 파국을 맞는 영상체험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가상 경제 실패를 코믹하게 풀어낸 영상은 “현실풍자형 콘텐츠”로 입소문을 타며, 인조이 콘텐츠 소비 확산의 촉매제가 됐다.

게임 전문 유튜버 빅비 또한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섬세한 인테리어 구축 등 본편에서 경험한 요소들이 DLC의 신규 콘텐츠와 결합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다만 그는 콘텐츠 볼륨 확장과 최적화 개선을 인조이가 넘어야 할 핵심 과제로 지적했다.

게임 전문 유튜버 빅비 또한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섬세한 인테리어 구축 등 인조이 본편에서 경험한 요소와 DLC 속 새로운 요소들의 결합 03:20 이런 도전은 칭찬하지만 아직 갈길은 멀어보이는 인조이 DLC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그는 콘텐츠 불륨 확장과 최적화 문제 개선을 숙제로 제시했다.

현재 크래프톤의 가장 큰 과제는 정식 출시전 ‘인조이’를 일회성 신작이 아닌 장기 서비스형 IP로 구축하는 것이다. 생활 시뮬레이션의 특성상 완성도보다 업데이트 주기, 커뮤니티 확산,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성장 속도가 더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AOD 사례가 외부 IP 전략의 리스크를 보여줬다면, 인조이는 기술 내재화의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며 “크래프톤이 콘텐츠·AI·UGC를 통합한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면 진정한 ‘포스트 배그’ IP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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