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AI 發 ‘인력 감축’ 추진…통신 인프라 지장 없나

이지희 / 2024-10-16 17:19:13

[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국내 통신산업의 성장 정체와 함께 SK텔레콤과 KT가 인공지능(AI) 중심의 신사업 확대에 나서며 대대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 사는 AI기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조직 개편을 통한 비용 절감과 효율 극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 내실을 약화시키고 국내 통신 인프라 안정성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와 김영섭 KT 대표. [사진=SKT·KT]

 

우선 퇴직 위로금을 종전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상향시킨 SK텔레콤은 지난 9월부터 ‘넥스트 커리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5년 이상 근속한 만 50~56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권유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2년간 유급 휴직 후 복직 여부를 결정하거나 퇴직을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 직원의 평균 연봉은 약 1억5200만원으로, 통신업계 1위와 국내 기업 연봉 상위 10위권 안에 든다. 


KT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네트워크 운용 및 유지·보수를 전담하는 KT OSP와 주요 거점 전원시설 설계·유지를 담당하는 KT P&M의 설립안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관리 부문 5700여명의 인력을 이들 신설 자회사로 전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KT 전체 임직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KT 역시 전출 희망자에게 기본급의 50~70%를 지급하고, 퇴직금 지급 조건을 제시하며 전출을 권장하고 있다. 전출 주요 대상자는 현장 인력 가운데 실근속 기간이 10년 이상이거나 정년을 1년 남긴 직원이다. 이외 남은 인력은 직무를 전환해 본사에 잔류하거나 특별희망퇴직을 선택할 수 있다.

두 기업의 이같은 행보는 인공지능 중심의 사업 전환을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스로픽’에 1000억원,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에 270억원, AI 데이터센터 기업 ‘SGH’에 27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4일 AI사업 담당 주요 임원과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CEO가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AI 투자의 불확실성을 인정하지만 과잉 투자가 낫다”며 AI를 향한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KT 역시 지난 10일 김영섭 KT 대표와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기술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오는 2029년까지 MS(마이크로소프트)와 AI·클라우드 사업에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형 AI 개발과 AI 엑셀러레이션(AX) 전문 기업 설립 등을 포함해 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이통사들이 AI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5G 통신망 도입 이후 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AI 분야는 신규 비즈니스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금광과도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AI 투자와 무리한 조직 개편은 단순히 인력 감축을 넘어 통신 인프라의 유지와 안정성을 위협하고, 장기적으로 경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T의 경우 지난 2018년 아현지사 화재 사건과 2021년 전국 인터넷 서비스 장애 등 통신 인프라 관리 부실로 인한 대규모 서비스 중단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한편 KT노조는 16일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시위와 철야 농성을 예고했다. 이날 노조는 “사측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전출 대상자들에게 충분한 선택권과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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