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과도한 해외주식 옵션 광고 논란..."게임처럼 투자" 위험천만 유혹

홍세기 기자 / 2025-11-06 10:43:37
"엔비디아가 5% 오르면 옵션은 214% 올라요" 투자자 현혹
토스증권 "다양한 장치로 고객 위험 인지 신중한 투자 결정"

[HBN뉴스 = 홍세기 기자] 토스증권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주식 옵션 거래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엔비디아가 5% 오르면 옵션은 214% 올라요"라며 높은 수익률만 강조하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고위험 파생상품을 마치 홀짝 게임처럼 소개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달 3일부터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옵션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고, 10일부터는 전체 고객에게 서비스를 확대했다. 문제는 이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식이다.​

 

 토스증권 옵션 거래 서비스 광고 


토스증권은 모바일 앱에서 "다음 주 금요일, 화이자의 가격이 현재보다 오를까요? 내릴까요?"라는 질문으로 투자자들을 유도한다. 이는 마치 도박의 홀짝 게임처럼 설계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사용자가 '오른다' 또는 '내린다'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간단한 퀴즈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거친 후 "OOO님도 옵션 박사! 이제 진짜 옵션 화면으로 이동해볼게요"라며 실제 거래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특히 수익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스증권은 체험금으로 투자에 성공했을 경우 "옵션을 200만원어치 구입했다면 800만원이 됐을 거예요"라는 안내 문구를 표시한다. 반대로 실패했을 경우에도 "만약 풋옵션 대신 콜옵션을 샀다면 600만원의 수익을 얻었을 거예요"라며 투자자의 FOMO(놓칠까 두려운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토스증권의 "해외옵션 사전신청 이벤트"도 '꼼수 마케팅'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토스증권은 사전신청 고객에게 최대 2100달러(약 300만원)의 투자 지원금을 제공했다. 고객은 자신의 자금 없이도 옵션 투자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벤트는 다음 달 시행될 제도와 맞물려 있다. 12월부터는 해외파생상품 거래 시 투자자 사전교육과 모의거래 이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토스증권은 이 제도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사전신청 이벤트를 진행해 규제 이전에 고객을 미리 확보하려 했다는 비판이다. 사전신청을 통해 거래를 미리 경험한 고객은 의무 교육 절차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초보 투자자층 집중 포격
 

이런 가운데 주목할 사안은 토스증권의 고객 구성이다. 토스증권은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간편한 모바일 거래 시스템으로 20대와 30대 초보 투자자층을 폭발적으로 끌어모았다. 올해 7월 기준 20대 인구의 토스증권 가입률은 약 95%에 달했으며, 누적 가입자도 300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토스증권이 초보투자자 유입 기반이 강한데, 이런 고객층을 상대로 고난도 파생상품을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옵션 거래는 개인투자자에게 추천되지 않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 시간 가치, 복잡한 전략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클수록 옵션 가치가 더 크게 변해 예측하기 어렵고,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작은 변동에도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옵션 매도 포지션의 경우 투자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막대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파생상품 연평균 손실액은 약 4600억원에 달하며, 2020년 이후 매년 수천억원대 손실이 이어지고 있으며, 단 한 해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 토스증권의 과거 행보랑 이어져 


토스증권이 처음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토스증권은 미수거래를 "외상구매"라는 용어로 표현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토스증권은 "어려운 금융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했다"고 해명했지만, 금융당국은 이것이 투자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수거래는 '빚투'로 불리는 거래 방식으로,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나중에 결제대금을 갚는 것으로, 이는 일반적인 주식 거래보다 위험도가 훨씬 높다. 이번 옵션 광고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받고 있다.

이같은 토스증권의 현재 광고 방식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취지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 상품을 '게임'처럼 체험하게 하면서 투자 손실 위험에 대한 충분한 고지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소비자 기만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또 미성년자나 금융 이해도가 낮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유도 마케팅은 사회적 책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현재 금융당국은 12월부터 해외 파생상품 신규 거래 시 사전교육과 모의거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투자자의 투자 지식과 위험 인식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극적인 프로모션으로 한탕주의 심리를 부추기는 증권사들의 판매 행위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이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이에 대해 토스증권 측은 "파생상품은 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위험이 높지만 접근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투자 정보를 고객이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책임 있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당사는 투자 전 과정에서 상품에 대한 설명과 사전 학습 콘텐츠, 모의거래 및 지원금을 통한 투자 체험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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