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회비 운영되는 협회 명확한 근거도 없이
[HBN뉴스 = 홍세기 기자]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현직 회장에게 연봉 7억원대의 고액 보수를 지급하고, 퇴임 후에도 2년간 매달 약 2000만원의 고문료와 함께 사무실·개인비서·차량 등 초호화 의전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사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가 명확한 근거 없이 '황제 전관예우'를 유지하면서, 금융당국의 11년째 종합검사 공백 속에 방만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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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금융 5대 협회장 보수 및 전임회장 전관예우' 자료에 따르면, 금투협 회장은 2024년 기준 기본연봉 3억5600만원에 성과급 3억5600만원(100%)을 더해 총 7억1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은행연합회 회장(7억30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여신금융협회(4억5000만원), 생명보험협회(4억4400만원), 손해보험협회(3억9300만원) 등 다른 협회장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금액이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도 금투협 회장의 연봉은 최대 5억3240만원으로, 당시에도 성과급이 연봉의 92%인 2억5070만원에 달해 한도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 퇴임 후 2년간 월 2000만원 고문료와 초호화 의전
문제는 퇴임 이후 예우 방식이다. 금투협은 명확한 근거 규정도 없이 전임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1년차 월 1947만원, 2년차 월 1391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사무실(약 15평), 차량(G90·3470cc), 운전기사, 개인비서까지 모두 제공한다.
당초 1년이던 예우 기간은 현직 서유석 회장이 2023년 1월 취임 직후 직접 결재를 통해 2년으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 회장은 1962년생으로 배재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에 입사해 미래에셋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2023년 1월 제6대 금투협 회장으로 취임했다.
다른 금융협회와 비교하면 금투협의 전관예우 수준은 월등히 높다.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는 전임 회장에게 1년간 차량(G90·3800cc)과 고문료 명목으로 월 500만원을 지급하며, 생명보험협회는 차량 없이 월 1000만원을 지원하고, 손해보험협회는 관련 제도가 아예 없다.
◆ 2년 9개월간 16차례 해외출장에 1억5700만원 지출
서유석 회장은 재임 2년 9개월 동안 16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으며, 총 경비는 약 1억57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사실상 두 달에 한 번 꼴로, 3개월 먼저 취임해 현재까지 8번 해외출장을 간 여신금융협회장의 두 배, 은행연합회장(4회)의 네 배 수준이다.
금투협의 해외출장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4년에는 박종수 당시 회장이 일부 증권사 사장단과 함께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지역으로 장기 해외출장을 추진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 금융당국, 11년째 종합검사 미실시
이처럼 금투협이 방만 경영과 황제 의전을 일삼을 수 있는 데는 금융당국의 관리 부재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2년 5월 수시검사 이후 금투협에 대한 종합검사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종합검사의 경우 무려 11년 전인 2014년 10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투협은 회원사의 종류, 영업실적 및 회원 규모 등에 따라 회비를 비례 납부받아 운영되는 조직으로, 2013년 회비제도 변경 이후 조정영업수익(영업이익+판관비) 70%, 자기자본 30%를 반영해 회비분담비율을 산정하고 있다.
과거 자료에 따르면 금투협은 2015년 430억원, 2016년 450억원, 2017년 450억원, 2018년 465억원의 회비를 회원사로부터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 "상식 벗어난 특혜, 종합감사 조속히 실시해야"
강민국 의원은 "국민은 금융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금융위원회 산하 법정협회인 금투협이 전관예우라는 미명 아래 전임 회장을 고문직으로 위촉하고 국민 상식을 뛰어넘은 과도한 고문료와 개인사무실 제공은 물론 개인비서에 차량제공 및 운전비서까지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투협에 대한 금융당국의 마지막 검사가 있은 지 벌써 3년이나 됐기에 이런 부도덕한 작태가 횡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에 대한 종합감사를 조속히 실시해 전관예우 실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서 회장이 2009년 금투협 출범 이후 역대 협회장들의 3년 단임 임기 관례를 깨고 연임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자인 회원사 CEO들과의 해외 출장을 추진하다 '사전 선거운동' 비판에 직면해 일정을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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