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장보고-Ⅲ', 폴란드 뚫으면 KDDX도 보인다

이동훈 기자 / 2025-07-16 13:02:52
"발트해보다 지독한 황해서 검증?", 수주 시 NATO 진출 유리
'원팀' 없이 나선 오르카 수주전, 정부 전략적 외교 지원 주목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유럽 최대급 방산사업인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수주전에 한화오션과 HD현대가 각각 참여하면서 ‘원팀 코리아’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갈등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한화가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며 단독 수주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는 폴란드 ‘오르카(Orka) 프로젝트’ 수주전에 본격 돌입했다. 폴란드 국방부와 해군이 발주한 오르카 프로젝트는 구소련제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디젤잠수함 확보 사업이다.  

한화 관계자들이 영국 밥콕 인터내셔널 국제 부문 총괄 닉 하인 경(왼쪽에서 두번째) , 폴란드 주재 영국 대사 안나 클룬즈(왼쪽에서 세번째)와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국제 해양 안보 포럼에서 기념촬영 하는 모습. [사진=한화오션]

폴란드 정부는 최소 3척 이상의 3000톤급 잠수함을 도입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기술이전·MRO(정비·보수) 체계 구축까지 아우르는 ‘토탈 방산 협력 패키지’를 제안 요건으로 내걸었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50억 유로(한화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은 무기 수출을 넘어, 동유럽 해군 개편과 유럽 방산 시장 진입의 전략적 관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방산국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한화오션과 HD현대 두 기업이 별도로 입찰에 나서면서, 지난해 호주 호위함 사업 입찰 탈락에 이어 또 한 번의 내부 경쟁 구도가 재현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과 연합해 1억 달러 규모의 현지 투자, 기술이전, MRO 센터 설립을 포함한 종합 제안서를 제출했다.

특히 대한민국 해군의 KSS-Ⅲ(장보고-Ⅲ) 잠수함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제안하며 경쟁사들 대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표=하비엔뉴스]
폴란드가 접한 발트해는 얕고 조용한 반폐쇄 해역으로, 조류·수심·염분 변화가 심한 황해와 유사한 작전 환경을 지닌다. 이런 환경에서는 대잠전·정보수집·감시 정찰 등 잠수함의 은밀성이 핵심이다. 러시아 북해·발트함대의 활동으로 인해 폴란드는 강력한 잠수함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장보고‑III급 잠수함은 발트해보다 얕고 까다로운 서해(황해)를 포함한 연안 및 주변 해역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한 전력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형 잠수함 기술은 폴란드 오르카 수주전에서 자연스럽게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운용 능력과 함께, 한화오션은 폴란드 내 MRO 센터 설립, 기술이전(ToT), 장비·인력 이전을 포함한 토탈 패키지를 제안해 전략적 동맹과 방산 생태계 참여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NATO 연합작전과 정보공유에 최적화된 전자장비(링크‑K, 개방형 CMS, 수중소나 시스템 등)도 포함되어 있어, 폴란드 해군의 작전통합과 자주국방 역량 강화에 부합한다.

 

한화오션이 이번 수주를 따낼 경우,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등 국내 대형 프로젝트에서의 상징성과 기술 신뢰도 또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 경쟁국들이 자국 정부의 강력한 외교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정부 차원의 중재와 외교적 밀착 전략이 상대적으로 미흡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오르카 프로젝트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한국이 유럽 방산 공급망에 얼마나 깊이 진입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라며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원팀’ 구성과 전략적 외교 지원이 더해진다면 수주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 상무는 “한화그룹의 통합된 방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3사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폴란드가 가장 필요로 하는 역량과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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