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발원이 만인의 서원이 되어, 한반도 평화 위령탑으로 피어나기를
-"우리는 어떤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것인가."
[HBN뉴스 = 이정우 기자] 호국보훈의 달 6월도 이제 마지막 자락에 이르렀다. '한반도 평화 위령탑'의 발원에 대하여 많은 이들의 뜨거운 가슴을 한여름 낮 아스팔트에 핀 아지랑이 같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그 작은 마음들이 모여지고 있다.
6월 말 푸르름이 짙어진 산하에는 여름의 기운이 완연하지만, 우리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이름들이 머물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 전쟁과 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을 잃은 수많은 영혼들, 그리고 역사의 그늘 속에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스러져간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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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서 있다. 그리고 바로 그 기억 위에서 묘심 종정의 '한반도 평화 위령탑 발원 천일기도'로 시작됐다.
지난 아홉 차례에 걸쳐 우리는 이 기도가 품고 있는 의미를 함께 되새겨 왔다. 전쟁의 상처를 기억하는 일에서 시작해, 희생된 영령들에 대한 위로와 감사, 국민 통합과 화해,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까지 그 여정은 단순한 종교 행사의 기록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수행자가 평생 품어온 서원이자, 시대를 향해 던지는 깊은 물음이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것인가."
묘심 종정은 오랜 수행의 세월 속에서 늘 한 가지를 강조해 왔다. “평화는 힘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전쟁은 총성이 멈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처가 치유되고, 원망이 내려놓아지고, 희생의 기억이 화해와 공존의 가치로 승화될 때 비로소 평화는 완성된다.
그래서 종정 스님의 천일기도는 과거를 향한 기도가 아니다. 다가올 미래를 위한 기도이다. 증오보다 이해를 선택하고, 갈등보다 화합을 선택하며, 분열보다 공존을 선택하겠다는 시대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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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6.25 당시 경기도 평택 인근에서 국군에 의해 포로가 된 북한군의 모습 [출처/국방홍보처] |
오늘의 세상은 눈부신 발전 속에서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마음은 점점 멀어지고, 풍요로워졌지만 서로를 향한 배려는 줄어들고 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흐려지고, 정의와 상식마저 때로는 이해관계 속에 가려진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등불은 다른 등을 밝히면서도 자신의 빛을 잃지 않는다.” 어둠을 탓하기보다 스스로 등불이 되라는 가르침이다.
묘심 종정의 발원 또한 바로 그러한 등불 하나를 밝히는 일이다. 천년의 상처를 씻겠다는 발원은 결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바라보는 마음이며, 희생된 영령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고, 후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남겨주겠다는 책임감이다. 그래서 이 기도는 불자들만의 기도가 아니다.
종교를 초월하고 세대를 넘어,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기도가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특정한 이념의 승리가 아니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향한 공동의 염원이다. 묘심 종정은 법문에서 이렇게 말씀한다.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을 위로하는 것은 죽은 이를 위한 공덕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의 마음을 밝히는 수행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평화를 지킬 수 있고, 기억할 줄 아는 민족만이 미래를 열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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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자비정사 주지 묘심 종정 |
자유를 당연하게 여기고, 평화를 익숙하게 여기며, 희생을 과거의 이야기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기억하지 않는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감사하지 않는 자유 또한 오래 유지될 수 없다.
호국보훈의 달 마지막 주말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희생 앞에 우리는 얼마나 떳떳한가.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우리의 마음속에는 과연 평화를 향한 간절함이 살아 있는가. 천일기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위령탑이 세워지는 날은 공사가 끝나는 날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평화의 가치를 다시 새기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 탑에는 돌과 철근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감사, 참회와 기도, 그리고 희망이 함께 쌓여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한반도 평화 위령탑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시대의 양심이 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정신적 유산이 될 수 있다.
앞선 9번째에 걸쳐 이어진 10번째 이 기록의 끝에서 우리는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간다. 천년의 상처를 씻겠다는 한 수행자의 간절한 원력. 그리고 그 원력이 결국 우리 모두의 원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세상을 바꾸는 힘은 거대한 권력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한 사람의 바른 마음에서 시작된다. 한 사람의 기도에서 시작된다. 한 사람의 자비로운 실천에서 시작된다. 그 작은 마음들이 모여 시대를 움직이고 역사를 바꾼다. 묘심 종정의 천일기도 또한 그러하기를 바란다.
한 사람의 발원이 만 사람의 염원이 되고, 만 사람의 염원이 한 시대의 서원이 되어, 마침내 한반도 평화 위령탑이 화해와 자비, 감사와 기억, 그리고 희망의 상징으로 우뚝 서기를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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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세계경제TV에 출연해 '한반도 평화 위령탑 발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묘심 종정 스님과 신예지 아나운서 [출처/세계경제TV 방송 화면 캡쳐] |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이 땅을 비추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넋이 평안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천일의 기도가 끝나는 그날,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기억했고, 우리는 감사했으며, 우리는 마침내 평화를 향해 함께 걸어왔다.” 그것이야말로 묘심 종정이 품은 발원의 완성이며, 우리 시대가 후손들에게 남겨줄 가장 아름다운 유산이 될 것이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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