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해외는 재보험 가입 등 위험 관리 시스템 구축"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DB손해보험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급감한 순이익을 기록하며 경영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종표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글로벌 전략의 차질이 이번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DB손보측은 재보험가입등으로 리스크에 대비했기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4470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23.4% 감소했다. 매출은 4조9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으나 보험손익이 4027억원으로 같은 기간 28.5% 줄었다. 영업이익도 6466억원으로 15.6% 감소했다.
장기위험손해율 상승과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따른 손해율 증가가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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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 [사진=DB손해보험] |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 부진의 배경에 정종표 대표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DB손보의 일반보험 보험영업이익은 LA 산불 등 영향으로 손해율이 전년 대비 10.1%p 증가하며 370억원의 적자를 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 지점을 둔 DB손보는 올해 초 산불로 발생한 피해 일부에 보험금을 지급했다.
정 대표는 2022년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조직개편에서도 해외관리파트와 미주보상파트를 신설한 바 있다. 해외관리파트는 기존 해외전략파트에서 분리 신설된 조직으로, 해외법인의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를 맡고 있다. 미주보상파트는 미국 내 4개 지점의 보상 대응력을 강화하고 업무를 효율화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핵심 거점인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왔다. 경쟁사들이 최근 이상기후 현상이 잇따르면서 관련 상품을 축소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이다.
DB손보는 미국에서는 하와이, 괌, 캘리포니아, 뉴욕 등 4개 지점을 통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개설한 하와이지점의 경우 허리케인 위험 보장 담보와 같이 현지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적기에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1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 로스앤젤레스(LA)에서 60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캘리포니아에 지점을 둔 DB손해보험은 6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DB손해보험의 손실 규모를 1000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60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DB손해보험은 2023년 하와이 마우이 산불 등으로 18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괌 태풍 때도 100억이 넘는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DB손보는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의 글로벌 사업 손실이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DB손보 관계자는 “LA 산불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이며, 이로 인해 글로벌 사업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DB손보는 국내 보험사 중 가장 활발하게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LA 지점은 2006년에 설립되어 꾸준히 성장해 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22년에 갑자기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점진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여 현재는 손해보험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회사측은 부연했다.
보험사들은 불확실성이 큰 보험을 계약할 때 리스크 분산을 위해 ‘보험의 보험’인 재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DB손보 관계자는 “(LA 산불로 인한 손실 발생은) 재보험 가입 등 위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하고 있으며, 현재 보험금 지급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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